약초이야기-송무학 심마니

 

▲ 송무학 심마니

차가버섯은 자작나무에서 자라는 겉은 검고 속은 황색인 버섯이다. 나무의 상처나 옹이진 곳에 울퉁불퉁한 검은 아스팔트 덩어리처럼 붙어 있다. 차가버섯은 다른 버섯들과는 달리 포자로 번식한 것이 아니라 자작나무에 침투한 바이러스가 자작나무와 싸우면서 생겨진 특이한 버섯이다. 시베리아 등 추운 지역의 살아있는 자작나무에서 주로 자생한다. 차가버섯이 세계에 알려지게 된 것은 노벨 문학상으로 유명한 ‘알렉산드로 솔제니친’의 자전적 소설 ‘암병동’에 의해서다.

차가버섯에는 베타글루칸, 베타카로틴, 플라보노이드, 폴리페놀, 베툴린, 사포닌, 이노시톨, 리그린, 비타민 A, D2, 유기게르마늄 등 몸에 좋은 성분이 가득하다. 그중 다당체 베타-글루칸은 T-임파구, B-임파구, 대식세포, 수지상세포 등 면역세포를 증가시키고 활성화시켜 항암에 뛰어난 효과를 낸다. 또한 풍부하게 들어있는 항산화 성분들이 각종 성인병과 노화의 원인인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DNA손상을 줄여 준다.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의 부작용을 줄이고 항암치료의 효과를 높이는 것으로도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다. 차가버섯은 암과 혈압, 당뇨, 심혈관 질환 등 각종 성인병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는 그야말로 신이 내려준 귀한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설악산과 오대산 등 백두대간 해발 1000m 이상 되는 고지에서 아주 드물게 발견된다. 자생 조건은 북향쪽 계곡 상단 오래된 자작나무에서 주로 발견되며 죽은 나무보다 살아있는 나무에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차가버섯은 나무 깊숙이 파고들며 자라기 때문에 도끼나 튼튼한 군용 칼 등을 이용하여 안쪽으로 깊숙이 파내듯이 채취한다. 나무에서 떨어진 후부터는 빠르게 산화가 일어나고 검은색 부분이 버섯 속으로 확대되면서 조직이 물러지고 푸석해 질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빨리 냉동시키거나 짧은 시간에 완전히 건조시켜 품질변화를 최소화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차가버섯이 유명해지면서 국내 소비도 증가하고 있는데 국내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차가버섯은 러시아 등에서 수입된 것이다. 정보 역시 수입 차가버섯을 유통하는 분들이 제공하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인터넷 등에는 러시아산 차가버섯이 가장 좋다고 알려져 있으나 차가버섯은 상황버섯 등 다른 약용버섯과는 달리 신선도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신선한 국산이 수입산 보다 더 좋다. 수입산은 채집, 유통, 가공하는 과정이 오래 걸려 품질변화를 피할 수 없다. 또한 수입 차가버섯에서는 여러 차례 세슘 등 방사선 물질이 허용 기준치 이상 검출되기도 하였다. 세슘 등 방사선 물질이 검출된 것은 북극지방에서의 핵실험이나 원전 사고 등과 관련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차가버섯 복용 방법에 대해서도 인터넷 등에서는 따뜻한 물을 부어 상온에서 오랫동안 우려낸 후 그 물을 마시라고 나오는데 최근 몇 년간 이루어진 연구를 종합해 보면 저온추출법보다 끓여서 마시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내과학실의 문병혁, 이원철씨가 2009년 대한한의학회지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차가버섯에 물 10배를 넣고 90℃에서 2시간, 2번 우려내는 것이 좋다고 하였고, 경원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의 박규천 외 2인이 2007년 대한본초학회지에 발표한 자료에는 전탕액(끓이기)이 50℃ 저온침출액보다 간암세포 증식억제효과가 높았다고 나왔다. 또 이상옥 외 3인이 2006년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에 발표한 자료에도 차가버섯 건조분말을 80℃에서 8시간 추출한 것을 1차 추출물, 1차 추출 후 그 잔사물에 물을 첨가하여 100℃에서 8시간 추출한 것을 2차 추출물, 2차 추출 후 남은 잔사물에 물을 첨가하여 120℃에서 8시간 추출한 것을 3차 추출물로 하여서 실험한 결과 항산화력이나 페놀화합물,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1차보다 2차, 3차로 갈수록 높게 나왔다. 
 
차가버섯 손질 방법은 버섯표면에 일부 붙어 있는 회색 자작나무 껍질을 전지가위나 칼로 잘라 내고 끌과 망치로 필요한 량만큼 쪼갠 다음 버섯 표면의 먼지를 칫솔로 털거나 흐르는 물에 살짝 씻어낸다. 남은 버섯은 냉동보관 한다. 끓일 때는 전지가위로 잘게 자른 버섯 50~100g 정도를 생수 한 병(2000CC) 정도에 넣고 약한 불에 2~3시간 정도 끓인다. 한 번 끓인 것을 모아서 재탕해 마셔도 된다. 복용은 하루 서너 잔씩 따뜻하게 마신다. 
 
*필자는 심마니로 일하며 양수역 앞에서 두물머리산삼‧약초찻집 마실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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