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이야기-송무학 심마니

 

▲ 송무학 심마니

상황버섯은 분류학적으로는 소나무비늘버섯과 진흙버섯속(Phellinus)에 속하는 버섯으로 뽕나무 상(桑)자에 누를 황(黃)자를 써서 뽕나무에 달리는 노란 버섯을 뜻한다. 

상황버섯은 면역력을 높이고 항암효과가 높은 버섯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주요 성분은 다당체인 베타-클루칸으로 T-임파구, B-임파구, 대식세포, 수지상세포 등 면역세포를 증가·활성화시켜 암을 예방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상황버섯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항산화 성분들이 각종 성인병과 노화의 원인인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DNA손상을 줄여 준다, 뿐만 아니라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의 부작용을 줄여 주고 혈당과 혈압을 조절하며 혈중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는 등 그야말로 상황버섯은 암은 물로 각종 성인병에도 큰 효과가 있는 정말 고맙고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버섯이다. 
 
상황버섯에 대한 연구는 일본이 선구적이다. 유명한 연구로는 일본국립암연구소의 이케가와 데츠로(池川哲郞)가 등이 1968년 한 실험인데 각종 버섯의 열수추출물을 쥐에게 투여한 결과 상황버섯 추출물이 96.7%로 종양억제효과가 가장 높게 나왔으며, 5주 후에는 8마리 중 7마리에서 암세포가 완전히 없어졌다는 것이다. 놀라운 결과에 세계는 주목하였고 그 후 각국에서 수많은 연구들이 진행되어 베타-글루칸이라는 주요 성분이 밝혀지고 소장의 M세포를 통해 흡수되며 베타클루칸과 결합하는 수용체 덱틴-1의 실체도 밝혀냈다.
 
지금도 상황버섯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국가과학기술정보센터에서 ‘상황버섯’으로 검색을 하면 논문이 169건, 특허는 712건, 보고서는 83건이나 검색된다. 특허 중에는 ‘상황버섯을 이용한 돼지뼈 조리식품의 제조방법’ 같은 특허도 있을 정도로 그야말로 상황버섯은 인기 만점의 버섯이다.
 
상황버섯은 백두대간 주변의 고산에서 주로 자란다. 상황버섯 하면 이름 때문에 뽕나무에서만 자란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뽕나무가 아닌 다른 나무에서도 자란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작나무, 박달나무, 전나무, 분비나무, 개회나무 등 10여종의 나무에서 상황버섯이 달린다. 학명으로는 뽕나무에서 자란 상황버섯을 ‘목질진흙버섯’이라하고 다른 나무에서 자란 것은 장수진흙버섯, 말똥진흙버섯, 전나무진흙버섯 등으로 구분해 부르지만 일반적으로는 ‘진흙버섯속’에 속한 버섯을 상황버섯으로 통칭한다. 앞에 숙주나무 이름을 붙여서 박달상황, 자작상황, 전나무상황 등으로 부른다.
 
야생 뽕나무에서 자라는 상황버섯은 상당히 드물게 발견되고 원조 격이기 때문에 1kg에 수 백 만원이나 할 정도로 매우 고가에 거래된다. 반면 일반 나무에서 채취한 자연산 상황버섯은 1kg당 100만원 미만에서 거래되는 것이 보통이다. 
 
상황버섯은 다년생 버섯으로 여름에 성장하고 겨울에는 멈추기를 반복하며 특유의 주름층을 형성하며 수십 년을 자연 상태에서 자란다. 채취의 적기는 낙엽이 떨어진 가을부터 새잎이 돋는 봄이 사이이다. 낙엽이 따 떨어진 이 시기는 멀리에서도 나무에 붙어있는 버섯을 찾아낼 수 있어서 버섯산행의 적기지만 매서운 추위와 싸워야 하는 어려움 또한 만만치 않다. 뽕나무 상황버섯은 햇볕이 어느 정도 드는 방향에서 자라고 일반 상황버섯은 주로 북쪽 방향에서 자란다. 상황버섯이 달리는 나무가 자라는 자생지 환경에 대한 사전 지식을 가지고 멀리서도 나무를 구별해 내며 빠르게 확인하고 이동해 가는 것이 상황버섯 산행의 핵심이다. 미끄러운 눈과 얼음산을 다니기 때문에 못이 박힌 스파이크 방한장화를 신으면 좋다. 따뜻한 물이 든 보온병도 필수다. 
 
상황버섯은 붙어 있는 나무를 잘 제거한 후에 끌과 망치 혹은 전지가위 등을 이용하여 잘게 쪼갠 후 버섯 50~100g에 생수 2리터를 붙고 약한 불에 두 세 시간 끓여서 하루 서너 잔 따뜻하게 마시면 된다. 한 번 끓인 버섯은 냉동실에 보관하였다가 모아서 재탕해서 끓여 마셔도 된다. 대추를 넣어 끓이면 더 좋다. 버섯 1kg으로 4~5개월 마실 수 있다.
 
열대지방에서 수입한 버섯은 쓴맛이 강하고 역한 냄새가 나서 먹기 힘들지만 우리나라 상황버섯은 쓴맛이 없고 단백하고 구수해 차로 마시기에도 아주 좋다.
 
*필자는 심마니로 일하며 양수역 앞에서 두물머리산삼‧약초찻집 마실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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