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대표축제로 자리 잡아

 

▲ 지난 21~22일 단월면 단월레포츠공원에서 제16회 양평단월고로쇠축제가 열렸다.

지난 21일 단월면 단월레포츠공원은 하루 종일 사람들로 시끌벅적했다. 일 년에 딱 한번 채취하는 고로쇠를 마시러 나들이 나온 관람객들이나 진행하는 주민들이나 따스한 봄 햇살아래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행사장에 들어서자 중앙에 차려진 무대에서는 산신제, 고로쇠김밥말이, 민요 등 다양한 행사와 공연이 펼쳐지고 무대 오른쪽에는 아이들이 즐길 만한 체험·놀이시설들이 마련돼 있다. 투호던지기, 널뛰기 등의 전통놀이뿐 아니라 옛날식 수동펌프 앞에도 아이들이 제법 모인다. 마중물 한 바가지를 조심스레 붓더니 신나게 펌프질을 해댄다. 요즘 아이들에겐 이런 것도 행사장에서 맛볼 수 있는 놀이거리인 모양이다. 
 
▲ 고로쇠수액을 맛보려고 관광객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행사장 입구 오른편에는 판매부스들이 늘어서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뭐니 뭐니 해도 이날의 주인공은 고로쇠수액. 이제 막 축제가 시작된 시간임에도 고로쇠수액판매부스는 시음하는 사람들과 사려는 사람들이 몰리고 빠지기를 반복했다. 고로쇠수액을 시음용 컵에 따라주는 일을 맡은 석산2리 박소현(21)양은 “지난해까지는 구경만 하다가 친구 권유로 처음 아르바이트를 나왔다”며 “인터넷으로 고로쇠수액 홍보가 많이 돼 사람이 많다”며 손님맞이에 여념이 없었다. 
 
부스 앞에 적혀있는 고로쇠수액의 성분과 효능을 꼼꼼히 따져 읽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 관람객은 지난해 수액이 일찍 떨어져 못 샀다며 일단 사놓고 놀겠다고 수액을 서너 통 사서 맡겨놓고 가기도 했다. 수원에 사는 박영현(35)씨는 “리조트에 놀라왔다 지역축제가 열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왔다. 체험할 수 있는 행사가 다양해 아이들이 좋아한다”며 “고로쇠수액은 처음 마셔보는데 끝 맛이 달고 맛있다”고 즐거워했다. 
 
▲ 양평단월고로쇠축제 먹거리장터 뒤편. 밀려드는 손님들에게 줄 음식을 만드느라 분주한 마을 부녀회원들의 모습이 시골잔치집 앞마당을 떠올리게 한다.
정오가 가까워지자 행사장 왼편 먹거리장터가 본격적으로 붐비기 시작한다. 마을부녀회에서 운영하는 부스마다 고로쇠추어탕, 순대국, 잔치국수, 고로쇠김밥 등을 찾는 손님들로 자리가 꽉 찼다. 부스 뒤는 더 바쁘게 돌아간다. 국수를 삶고, 빈대떡을 부치느라 부녀회원들이 모두 팔을 걷어붙였다. 덕수2리 어르신 다섯 분은 이날 빈대떡 담당이다. 최고령인 이효남(82)씨는 “여럿이 함께 하니까 힘들어도 재밌다”며 앉은뱅이의자에 앉아 전을 얌전히도 부치신다. 
 
자원봉사를 하는 중·고등학생들의 모습도 행사장에선 빠질 수 없는 광경이다. 학생들은 용문역에 나가 홍보를 하기도 하고, 행사장 쓰레기도 줍고, 송어잡기 등의 진행을 돕기도 한다. 행사장 쓰레기 수거를 맡은 이호규(단월중3) 학생은 “고기꼬치를 먹고 나서 버리는 꽂이가 제일 많다”며 부지런히 집게로 줍고 다녔다. 
단월면에서 나고 자란 엄현수(52)씨는 가족과 함께 매년 축제를 찾는다. 현수씨 아버지는 먹거리장터에서 음식을 나르느라 분주하고, 단월면주민자치센터를 다니는 어머니 김춘자(78)씨는 무대에서 경기민요를 열창 중이다. 그는 “여자 형제만 일곱이다. 명절 때는 다 못 모여도 축제 때는 다 모인다”며 “석산리에서 동네잔치로 시작된 고로쇠축제가 해마다 커져 이젠 사람도 늘고 장사도 잘 된다”고 자랑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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