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고-금효섭 양평병원 이비인후과

 

▲ 금효섭 양평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

추운 겨울이 지나고 만물이 새로 피어나는 봄이 되면 조금 괴로워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알레르기 비염을 가진 환자들이다. 봄은 일교차가 큰데다 황사, 꽃가루까지 날리는 시기이다. 

의학이 발달하면서 많은 질병들의 발병률이 낮아지고 완치율도 증가하는 추세지만 코에 관한 질병인 알레르기 비염과 축농증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 분석 결과, 알레르기 비염은 2002년 인구 1만 명당 631명에서 2008년 1034명으로 403명이 증가했다. 유병률이 7년 동안 64%나 증가한 것이다. 특히 면역력이 완성되지 않은 아이들의 경우에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알레르기 비염은 사전적 정의로는 코 점막이 특정 물질에 대하여 과민반응을 나타내는 것인데,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항원)이 코 점막에 노출된 후 자극 부위로 여러 염증세포가 몰려들어 이들이 분비하는 다양한 매개물질에 의하여 염증반응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발작적인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등의 세 가지 주요 증상을 특징으로 한다. 특징적인 증상 외에도 코 주위 가려움, 두통, 후각 감퇴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으며 합병증으로 중이염, 부비동염, 인후두염 등이 동반될 수 있다. 특히 아토피성 피부염, 기관지 천식 및 알레르기 비염을 3대 알레르기 질환이라 하며 어린 나이부터 순차적으로 발병하기 때문에 이러한 일련의 발병을 알레르기 행진이라 한다. 
알레르기 비염을 유발하는 원인 물질로는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애완동물의 털 혹은 비듬, 바퀴벌레 따위의 곤충 부스러기 등과 같이 호흡기를 통해 흡입되는 것들이 대표적이지만 음식물, 음식물 첨가제, 약물 등에 의해서도 알레르기 비염이 유발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진료실에 환자가 내원하였을 때 비강 내부를 관찰하게 되는데, 비점막이 창백하고 부어있는 것은 알레르기 비염의 특징적인 소견 중 하나다. 소아에서는 비염을 오래 앓게 되면 비강 내 혈액순환의 장애로 속칭 ‘다크서클‘ 이라 불리는 아래 눈꺼풀 안쪽의 피부색이 검푸르게 보일 수 있고, 코가 가려워 손으로 코를 자주 문지르는 행동을 하거나 콧등에 가로 주름이 생길 수 있다. 추가로 혈액검사를 시행하거나 피부반응검사와 항원유발검사, 방사선 검사 등을 통하여 환자에게 알레르기 비염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 물질들을 자세히 조사할 수 있다.
 
치료로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을 회피하는 방법이 가장 좋으나 흔한 알레르기 유발 물질인 집먼지 진드기나 곰팡이 등은 현실적으로 완벽히 회피가 어려워 추가로 적절한 약물치료를 시행하여 증상을 조절해야 한다. 보통 경구용 치료제로 항히스타민제, 비충혈억제제, 경구용스테로이드, 류코트리엔 조절제 등과 흡입용 국소 스테로이드제를 증상에 따라 적절히 가감하여 사용하는 것이 보편적이며, 면역치료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때도 있다. 
 
아직까지 알레르기 비염 치료는 완치의 개념보다는 증상의 적절한 조절의 개념이지만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면 생각보다 훨씬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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