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밥상-윤지수 요리연구가

예전에는 사찰음식 하면 절에서 먹는 음식 혹은 수행하는 스님들이 먹는 음식을 맨 먼저 머릿속에 떠올렸다. 그러나 웰빙바람과 함께 슬로푸드의 영향으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언제부터인가 사찰음식은 최고의 웰빙음식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사찰음식이 이렇게 최고의 웰빙음식으로 각광받는 이유는 바로 자연을 거스르지 않기 때문이다. 계절의 흐름에 맞는 제철 식재료를 활용할 뿐만 아니라 식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려 조리하기 때문이다. 자연의 법칙에 따라 편안하게 길러진 재료는 그 기운을 오롯이 우리 몸에 가져다준다. 가장 자연스러운 조리법으로 만든 음식은 심신의 조화를 이루고 성장을 돕는다.

반대로 자연의 기운을 거스르는 음식이 바로 패스트푸드이다. 가공식품을 만들어 냉동으로 보관하는 인스턴트음식 역시 태생적으로 육체의 조화를 무너뜨리고 마음에도 해를 끼친다. 일본의 오사와 히로시 박사가 탄산음료와 각종 가공식품을 많이 먹은 아이들의 모발을 분석한 결과 몸에 필요한 영양분은 적고 몸에 해로운 다량의 중금속이 검출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몸에 좋지 않은 가공식품, 즉 나쁜 음식을 먹은 아이들은 화도 잘 내고 스트레스를 참지 못하고 폭력적이며, 학업에도 집중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서도 아이들의 과잉행동증상이 식품첨가물의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심성과 성격 그리고 인생까지 바뀐다는 사찰음식의 대가 선재스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시대가 변하면서 식구가 단출한 핵가족이다 보니 인스턴트와 패스트푸드, 각종 소스, 육가공품 등으로부터 절대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실이 되어 너무나도 슬프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고자 한다면 반드시 건강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건강은 바로 안전한 먹을거리에서 시작된다. 말도 안 되는 불량한 먹을거리를 우리는 대기업에서 비싼 돈을 지불해서 사먹고 있다. 요즘같이 먹을거리에 대한 불편한 진실들이 들릴 때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이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지를 절실히 깨닫게 된다.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할지 그냥 아는 것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깊은 지혜가 필요하다. 이유는 단 하나 생명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찰음식은 자연과 더불어 나 자신을 구성하는 세포 하나하나를 생명으로 여기고, 정갈한 음식으로 마음을 바르게 지탱하는 힘이다. 사찰음식은 정성을 배우고 마음을 다스려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로움을 나누는 것이다. 생명과 직결된 우리의 먹을거리를 이제는 좀 더 현명하고 지혜롭게 보아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 

 

 

 

*윤지수님은 동국대 사찰음식연구소에서 공부하며 알게 된 먹을거리에 대한 바른 지식을 많은 분들과도 공유하고 싶어 ‘​양평댁의 자연밥상’이라는 요리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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