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고-노병일 국립교통재활병원 교수

 

▲ 노병일 국립교통재활병원 교수

이정호(63‧남)씨는 얼마 전 교통사고로 척추뼈가 골절되는 사고를 당했다. 종합병원에서 수술을 마치고 회복해 일상생활을 하는 듯 했지만 계속되는 옆구리 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 이씨는 숨을 깊게 들이쉬거나 기침을 할 때 통증이 심해지며 콕콕 찌르는 듯했다. 옆구리에 찌릿찌릿 전기가 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고 심할 경우에는 누군가 옆구리를 살짝 만지기만 해도 통증을 심하게 느껴 일상생활을 하는데 많은 지장을 받는다고 하소연했다. 

이씨처럼 척추에 손상을 입은 환자들이 수술 후에도 옆구리에 통증을 호소한다면 ‘늑간신경통’을 의심할 수 있다. 늑간신경통은 갈비뼈 사이에 있는 늑간신경의 손상이나 염증으로 발생하는 갈비뼈 부근의 통증을 말한다. 대개 통증은 늑간신경을 따라서 옆구리 뒤쪽에서부터 가슴까지 오른쪽이나 왼쪽 중 한쪽으로 아픈 경우가 많다. 숨을 깊이 들이쉴 때나 흉곽을 움직이거나 기침을 할 때 통증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또 흉부를 움직일 때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경우에는 일상생활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지장을 받기도 한다. 
 
늑간신경은 우리 몸에 12쌍이 있다. 이 중 제5늑간신경과 제9늑간신경에 손상을 당한 경우 옆구리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주로 외상으로 인한 척추골절이나 추간판탈출증 수술 후에 발생되는 경우가 많다. 당뇨병에 의한 흉부척수신경병, 대상포진 등에 의해서도 발생될 수 있다. 통증 발생 초기에는 이유를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통증을 느끼면 병에 대한 걱정과 함께 우울증까지 겹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늑간신경통의 치료는 가능한 조기에 적극적 치료가 필요하다. 
 
늑간신경통은 통증의 원인에 따라 치료계획이 달라진다. 늑간신경통은 그 원인의 제거로 해결되지만 일반적 대증치료가 요구되기도 한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통증의 진정과 염증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항우울제도 신경통증 진정에 도움이 된다. 항바이러스 약물은 대상포진 증상의 심각성과 기간을 줄일 수 있다. 신경병증성 진통제와 통증을 완화시키는 약물을 쓰기도 한다. 또한 국소 마취제나 스테로이드를 사용하여 경막외주사 및 늑간신경차단술 같은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통증이 발생할 때 무턱대고 진통소염제로 자가 치료하는 것은 되레 병을 더 키울 수 있으므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늑간신경통의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직접 주사방식이 효과적인데, 대표적인 시술이 신경차단술이다. 통증이 발현되는 곳의 신경을 찾아 신경의 염증성 반응을 없애기 위한 약물을 투여하는 방법으로 정확히 해당 신경을 찾아 직접 주사해야 효과적 때문에 C-arm과 같은 영상 조영장비를 사용해야 한다. 
 
늑간신경통을 예방하기 위해서 골절과 대상포진 등과 같은 원인이 되는 질환을 감소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균형 잡힌 식습관과 면역력을 키우기 위한 체력관리는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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