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군민 251명에게 물었다

찬성률… 전체 70.2%, 상인 64.9%
왜? “타격 없고 오히려 도움” 81%

롯데마트가 양평군에 입점하는 것에 양평군민들은 얼마나 찬성할까. 롯데마트 입점이 논란거리로 등장한 후 구구한 억측은 있었지만 제대로 된 조사는 한 번도 없었다. 본지가 최근 양평군민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0% 정도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 입점에 찬성하는 양평군소비알뜰모임 측이 주장해온 ‘군민 80% 찬성’설에는 못 미치지만 3분의2가 넘는 높은 찬성률이다. 

그러면 상인들, 특히 양평읍내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어떤 입장일까. 이들은 롯데마트가 입점할 경우 직접적인 피해를 볼 당사자로 분류되면서 반대가 찬성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본지 설문조사에서는 이런 예상과는 반대로 이들 응답자의 64.9%가 입점에 찬성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 소비자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상인들까지 찬성률이 더 높게 나온 것은 의외의 결과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해 12월19~23일 1차로 실시했고, 올 들어 지난 5~6일 추가로 진행했다. 본지 기자와 직원들이 직접 군민들을 만나 1:1 면접조사를 했다. 수거된 설문지는 모두 251장으로,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6.91%포인트다. 응답자는 회사원 26명, 주부 41명, 공무원 35명, 식당․소매점 등 자영업자 86명, 약국․미용실 등 서비스업 19명, 취업준비생 및 학생 6명, 금융권 6명, 사회복지사 5명, 건설업 3명, 부동산 3명, 예술가 3명, 기타(미표기 포함) 21명이다. 이 가운데 자영업자, 서비스업, 건설업, 부동산에 종사하는 111명을 롯데마트 입점에 이해관계가 얽힌 상인으로 분류했다. 상인은 대부분 양평읍내 상권에서 조사했다.

롯데마트 양평점 입점에 대한 찬반을 물었더니 응답자 248명 가운데 174명이 찬성한다고 답했다. 찬성률은 70.2%다. 반면에 반대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60명으로 24.2%에 그쳤다. 잘 모르겠다는 답이 14명(5.6%)이었다. 찬성이 반대보다 3배 정도 많다. 

상인으로 분류할 수 있는 이들만 봤을 때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상인 111명 가운데 찬성이 72명으로 64.9%에 이르렀다. 반대 33명(29.7%), 잘 모르겠다 6명(5.4%)이었다. 전체 응답자와 상인 응답자의 찬성률 차이가 5.3%포인트에 불과하다. 상인이라고 해서 롯데마트 입점에 특별하게 반대하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상인들 중에서도 롯데마트와 품목이 겹치지 않는 업종은 일반 소비자와 입장이 다를 바가 없었다. 롯데마트가 입점해도 손해를 볼 것이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작은 음식점, 커피숍, 주점, 약국․미용실 등 서비스업, 부동산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롯데마트와 품목이 겹쳐 타격이 예상되는 소매점(구멍가게), 잡화점, 의류점, 대형음식점, 식료품점 등은 반대가 선명했다.

<상인들 사이 나뉘는 입장>  

입점 반대

 
입점 찬성
롯데마트와 겹치는 업종
롯데마트와 겹치지 않는 업종
큰 식당, 소매점, 의류점, 잡화점, 식료품점 등
작은 식당, 주점, 약국, 미용실 등
양평시장 ○○식당 주인 “롯데마트에 푸드코드 생기면 우리 같은 식당은 못 버틴다”
롯데마트 앞 ○○맥주점 주인 “롯데마트 안에 맥주집은 없으니까… 빨리 오픈하길 바란다”

그럼 상인들은 롯데마트 입점 시 어느 정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판단할까. 회복불능에 빠질 것이란 응답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111명의 상인 가운데 14명(12.6%)만 아주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답했다. 주로 큰 식당과 소매점, 잡화점 주인들이었다. 타격을 받겠지만 회복 못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자가 39명(35.1%)으로 가장 많았다. 아무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 30명(27.0%),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다 21명(18.9%)이었다. 응답한 상인의 81%는 롯데마트가 들어오는 것을 반기거나 최소한 들어와도 망하지 않고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머지 7명(6.3%)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롯데마트 입점 논란 초기인 2012년 초에 결집했던 군민들과 상인들의 반대분위기가 상당히 희석됐음을 알 수 있다. 대형마트 입점으로 인한 지역상권 붕괴 위험, 영업이익의 외부유출에 대한 우려, 재벌기업에 대한 반감 등으로는 더 이상 군민여론을 끌고 갈 수 없게 됐다. 이미 많은 군민들이 외부의 대형마트에서 소비를 하고 있는 것도 반대 분위기 희석의 한 원인이다. 3년의 시간이 군민의 의식을 바꾸어놓고 있다.

 

#양평군이 행정타운 입지선정을 위한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곧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그런데 군민들은 멀쩡한 군청을 두고 양평군이 왜 행정타운 조성에 나서는지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본지 설문조사에 나타난 군민의 생각을 전한다. 

행정타운… 오락가락 정책에 군민 의견도 제각각

“군청 멀쩡한데 왜?”… 군민공감 힘들어
“어디로 이전할까?”… 잘 모르겠다 36.3%

행정타운 조성은 양평군이 대표적으로 갈팡질팡하고 있는 정책이다. 2006년 마련된 ‘2020년 양평군 도시기본계획’에 양평읍 덕평리 일대에 행정타운 배치계획이 마련됐다. 이렇게 흘러오던 것이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김선교 군수가 공약으로 양평읍 도곡리 종합운동장 조성 부지 내에 행정타운을 조성하겠다고 하면서 논란이 됐다. 

그런데 양평군은 공약실천 계획에서 또 다시 이를 뒤집고 양평읍 일대로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입지선정을 위한 용역을 실시 중이다. 양평군의 미래 도시배치와 함께 면밀하게 검토되어야 할 행정타운이 몇 개월 사이 두 번이나 요동을 친 것이다. 당초 지난해 말까지 나온다던 용역결과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본지가 행정타운 건설에 대한 군민들의 의견을 물은 결과 ‘필요하다’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나타났다. ‘행정타운 건설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31.9%, ‘언젠가는 필요하지만 지금은 시기상조다’라는 의견이 30.6%로 나타났다. 여기에 ‘행정타운을 건설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25%를 차지해 당장의 행정타운 건설에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그렇다면 행정타운 건설을 전제로 입지는 어디가 좋다고 생각할까. 이 질문에서도 뚜렷한 방향은 드러나지 않았다. ‘양평읍 도곡리 종합운동장 부지 내’ 25.4%, ‘오빈역에서 가까운 양평읍 덕평리‧오빈리 일대’ 21.4%, ‘제3의 적절한 장소’ 16.9%로 나타났다. 기존에 행정타운 예정지로 알려졌던 덕평리‧오빈리 일대와 김선교 군수가 공약한 종합운동장 부지가 팽팽하게 나왔다. 
 
 

이런 가운데 가장 많은 응답은 ‘잘 모르겠다’로 36.3%를 차지했다. 실제로 행정타운에 대해 잘 모르는 군민과 행정타운 건설에 부정적인 군민들이 ‘잘 모르겠다’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사실 행정타운은 장기적으로는 양평군의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겠지만 당장 군민들 입장에서는 공감하기 힘든 정책이다. 양평군청이 낡고 비좁아 이전 요구가 있는 것도 아니고, 군청 외에 타 행정기관들이 행정타운 조성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김 군수가 공약으로 건드리지 않았다면 수면 위로 떠오를 이유가 없는 사안이다. 
 
행정타운에 대한 판단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군민이 다수라는 것이 설문조사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꼴찌 수준 공무원 청렴도… 군민도 느껴

‘심각한 수준이다’ 41.3%

 

 

양평군은 지난해 연말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전국 지자체 청렴도 평가에서 불명예스럽게도 경기도 꼴지, 전국 군단위 꼴찌를 동시에 차지했다. 지난 2006년 경기도 2위를 기록한 후 2009년 반짝 상승한 것을 빼면 계속 순위가 떨어져 결국 지난해 바닥에 이르렀다. 

군민들은 국민권익위의 평가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실제로 군민들이 느끼는 청렴도는 어느 정도일까. 군민들에게 물었더니 ‘국민권익위 평가대로 심각한 수준이다’가 41.3%로 가장 많은 공감을 얻었다. 다음은 ‘그저 그렇다’ 28.7%, ‘청렴하지 못하지만 꼴찌 수준은 아니다’ 21.1%, ‘비교적 청렴하다’ 8.5%, ‘아주 청렴하다’ 0.4% 순이었다. 비교적 청렴하다에 답한 사람은 절반이 공무원이었다.

설문조사 결과는 군민들이 현실에서 느끼는 양평군 공무원들의 청렴도 또한 국민권익위 평가와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특히 ‘양평군 행정이 새해에 꼭 추진했으면 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또 다른 주관식 질문에 상당수의 군민들이 ‘공무원 청렴정책’과 ‘신속한 민원처리’, ‘공정한 인허가’를 쓴 것을 보면 공무원들의 청렴성에 대한 불신이 높음을 알 수 있다.

<설문조사 문항>

1.양평군이 행정타운 입지선정을 위한 용역을 진행 중입니다. 행정타운 건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①행정타운을 건설할 필요가 없다.
②행정타운 건설이 필요하다.
③언젠가는 필요하지만 지금은 시기상조다.
④잘 모르겠다.

2. 양평군도시기본계획에 행정타운은 양평읍 덕평리에 조성하는 것으로 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김선교 군수가 지난 지방선거에서 행정타운을 ‘종합운동장 부지 내’에 조성하겠다고 공약했다가 당선 후 ‘양평읍 일원’으로 말을 바꿨습니다. 행정타운 부지로 어디가 적정할까요.
①오빈역에서 가까운 양평읍 덕평리․오빈리 일대
②양평읍 도곡리 종합운동장 부지 내
③제3의 적절한 장소
④잘 모르겠다.

3. 양평군이 국민권익위원회의 전국 지자체 청렴도 평가에서 경기도 꼴찌를 했습니다. 전국 군 단위 가운에서도 꼴찌였습니다. 당신이 느끼는 양평군 공무원들의 청렴도는 어느 정도입니까.
①국민권익위 평가대로 심각한 수준이다.
②청렴하지 못하지만 꼴찌 수준은 아니다.
③그저 그렇다.
④비교적 청렴하다.
⑤아주 청렴하다. 

4. 롯데마트 입점 문제가 여전히 논란입니다. 롯데마트 양평점 입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①찬성한다.
②반대한다.
③잘 모르겠다.

5. (자영업, 서비스업, 도소매업, 유통업, 판매업, 요식업, 상가 건물주만 답해주십시오.) 롯데마트 양평점이 입점한다면 당신의 사업에 어떤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①아주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②타격을 받겠지만 회복 못할 정도는 아닐 것이다.
③아무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
④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다.
⑤잘 모르겠다.

 <설문조사 개요>

조사일시 : 2014년 12월19~23일, 2015년 1월5~6일
조사규모 : 양평군민 251명
조사방법 : 1대1 면접조사
응답자 분포 : 20대 22명, 30대 40명, 40대 86명, 50대 78명, 60대 이상 25명
오차범위 :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6.91%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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