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훈 양평병원 응급의학과장

 

▲ 강지훈 양평병원 응급의학과장

 2015년 새해가 밝아오며 한겨울의 추위는 날이 갈수록 더하고 있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응급실에 동상으로 내원하는 환자의 수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특히 양평은 동상 고위험군이라 할 수 있는 군인과 노인 인구가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동상을 입은 환자들은 대부분 동상을 가벼운 질병으로 여기고 “소독만 하고 가겠다”, “아프니 진통제만 처방해달라”, “손을 뜨거운 물에 곧바로 넣고 잘 비비고 왔으니 괜찮다”는 등 잘못된 상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하던 어느 겨울, 군인 한 명이 행군을 하고 발가락 통증으로 내원하였습니다. 환자는 내무반에서 아픈 발가락을 난로에 쬐고 비비면서 따뜻하게 해주었는데 통증이 더 악화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젖은 양말을 벗겨보니 동상이 많이 악화된 상황이었습니다. 이렇듯 동상부위를 난로 등으로 직접적으로 따뜻하게 해주는 행위, 손발 등을 비벼서 따뜻하게 해주는 행위, 뜨거운 물에 넣는 행위 등은 실제로는 동상을 악화시키는 행위이므로 자제해야 합니다.
 
동상의 정도에 따라 다르나, 동상이 발생했을 때 병원에 가기 전에 취해야 할 적절한 처치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첫째로 젖은 의복은 제거하고 마른 의복으로 대체해 주어야 합니다. 둘째로 따뜻한 음료를 먹거나 몸을 따뜻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난로 등이 켜진 따뜻한 방안에서 환자의 몸을 전체적으로 따뜻하게 해주어야지 직접적으로 동상부위를 따뜻하게 해주는 행위는 동상을 악화시키게 됩니다. 
 
셋째로 환자의 동상부위는 움직이지 않게 고정해 약간 세워주고 자극을 주지 않아야 합니다. 동상부위에 곧바로 연고 등을 비벼서 발라주는 것은 동상부위를 자극하므로 좋지 않습니다. 
 
이 정도 처치를 하고 병원 응급실로 내원하게 되면 응급실에서 40~42도 정도의 흐르는 물에 동상부위가 홍반을 띌 때까지 20~30분 담근 후 염증·파상풍과 동상악화 예방 등의 치료를 하게 됩니다. 
 
1~2도 동상의 경우 응급실에서 응급처치 후 대부분 통원치료가 가능하게 되지만 초기 처치가 적절하지 않아 3도 동상으로 악화된 경우 약물치료로 불가능하여 동상부위를 수술로 제거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됩니다.
 
보통 환자들 사이에 화상은 응급한 질환이라는 인식이 있는 반면 동상에 대해서는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는 질환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많이 있습니다. 물론 정도에 따라 치료 및 예후가 다르겠지만 동상도 초기에 치료를 적절히 하지 못한 경우 화상과 마찬가지로 악화되는 경우가 많으니 동상 예방 및 치료에 대한 적절한 인식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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