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운의 몽실아카데미> 김동운(몽실식당 사장)

과연 어떤 가게가 좋은 가게고 어떤 가게가 나쁜 가게인가? 나는 전업을 자주 하며 다양한 업종을 경험한덕에 나름 좋은 가게 보는 법을 알고 있다. 좋은 가게란 일단 나의 상품과 궁합이 맞아야 하고, 둘째 고객의 입장에서 편리한 지를 따지는 것이 최우선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아이템은 둘째 치고 A, B, C로 상권을 나누고 A~B급 상권만을 최고로 친다. 그러다 장사가 안 되면 상권이나 근접성을 따지며 목이 안 좋아서 장사가 안 된다는 푸념만 늘어놓는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상가들이 A급 상권에서 문 닫고 망해나가는 지를 안다면 깜짝 놀랄 것이다. 
 
그러면 본격적으로 좋은 가게를 찾아보자. 전제조건으로 상품력은 기본으로 하고 첫째 주차공간의 확보다. 찾아오는 고객들이 주차장이 없거나 불편하면 다시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둘째 찾기 쉬운 장소여야 한다. 요즘은 차량 내비게이션이 잘 발달하여 어지간한 곳은 다 찾기가 쉽지만 간혹 주변을 뱅글뱅글 돌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의외로 사람 통행량이 많은 곳이 있다. 그런 곳은 남향인 경우가 많다. 반대방향이지만 2차선 도로 내라면 서향이나 북향은 사람통행량은 적지만 해가 빨리 지기 때문에 간판등을 일찍 켤 수 있어 가게를 많이 노출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임대료나 권리금이 싸 절반 가격으로 얻을 수 있는 확률이 높다.
 
변두리 상권이 좋다. 서울이나 신생도시의 로데오거리 같은 화려하고 사람들이 밀려다니는 상권에서 장사 한 번 해보고 싶은 것이 장사꾼의 심리일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엄청난 함정이 있다. 우선 임대료나 권리금이 비싸서 상품의 가치를 부여하기 힘들다. 둘째 경쟁이 너무 치열하여 어지간한 실력으론 상대하기 힘들고 이긴다 한들 출혈이 너무 심해 남는 것이 없는 ‘장님 제 닭 잡아먹기식’ 성공이다. 
 
변두리 상권은 보통 경쟁력이 없거나 밀려난 사람들의 집합소다. 조금의 노력으로 부가가치는 물론 대성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 일례로 유명한 맛집들이 거의 외각에 위치해 있는 것이 답이다. 전철역이나 버스정류장에서 많이 걸으면 안 된다. 요즘 사람들은 걷는 운동은 하지만 장소를 찾는데 많이 걷는 것은 질색을 한다. 번화가 로데오거리 같은 곳의 뒷골목도 괜찮다. 의외로 세는 절반도 안 되는데 고객에게 홍보하기는 좋기 때문이고 한번 알려지면 복잡한 곳보다 한적한 곳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요즘 같은 장기 불황시대엔 많은 가게들이 권리금이나 세가 싸게 나와 있어서 확실한 아이템만 있다면 창업하기 좋은 시기다. 가게를 잘못 고르려면 ‘눈에 칸막이가 씌인다’는 옛말이 있다. 욕심과 조급함으로 급하게 가게를 매입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가게를 정말 잘 고르려면 최하 6~12개월은 원하는 지역을 답사하고 자신이 하려는 아이템을 적용시킬 수 있는지 충분히 생각해 보고 시작해야 한다. 
 
예를 들어 회를 먹으러 오는 고객이 많은 곳에 고깃집을 낸다거나 산나물을 즐겨 먹는 동네에서 고깃집이나 횟집을 오픈하는 것은 정말위험한 발상이다. 쉽게 그 지역 식생활 패턴을 무시하면 패가망신 하는 수밖에 없다.
 
먹자골목인 경우 가운데 상권이 가장 좋다.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면서 살피고 돌아 나오면서 살피는데 다시 시작으로 되돌리는 부담 때문에 중간에 머무는 확률이 가장 높다. 가능 하다면 모르는 동네보다 내가 가장 오래 머물고 지인이 많은 곳에서 오픈을 하자. 나를 믿는 사람들이 많으면 광고하기가 쉬워 초기승부가 빠르고 아이템만 확실하다면 굳히기가 좋기 때문이다. 
 
가능 하다면 재래시장 안에서 가게를 오픈하면 좋다. 상권이 죽어 있어 권리금이나 가게세가 싸다. 반면 지역에서는 모르는 사람들이 없어 광고하기 좋다. 또 통행량도 일반 도로보다는 많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이 정부나 지자체가 재래시장 살리기 차원에서 지원도 많이 하고 아이템만 특별하면 방송을 탈 확률도 높기 때문이다. 주택이 많은 곳이나 단지가 조성된 곳도 괜찮다. 많은 사람들이 의외로 조용한 것을 좋아하고 가족과 함께하기를 좋아한다. 지인 방문했을 때에도 집에서 간단하게 차 한 잔 하고 식사나 술대접은 집에서 가까운 괜찮은 곳을 찾기 때문이다.
 
내 집과 가깝거나 한 건물이면 제일 좋다. 항상 관리가 쉽고 출퇴근하는 시간과 힘을 절약하여 가게 오픈 시간을 늘릴 수 있어 고객의 편리를 봐줄 수 있고 잠깐씩 쉬는 시간을 통하여 가게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사는 지역에 대학교가 있다면 학생장사도 괜찮은데 굳이 목이 좋을 필요가 없다. 학생들은 네트워크가 잘돼 있어 좋은 곳은 잘 찾아다니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넓어 학생들이 단체 회합이나 모임을 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 주고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상품만 취급해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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