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운의 몽실아카데미> 김동운(몽실식당 사장)

‘장사’란 무엇일까. 많은 분들이 작은 돈만 있어도 시작할 수 있고 특별한 경험이나 지식이 없어도 할 수 있는 것이 장사라고 생각하는데 위험한 발상이다. 쉽지만 쉽지 않은 것이 장사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십중팔구 필패를 경험하고 패가망신하게 된다. 이런 엄혹한 현실을 알았으면 해서 이 글을 쓴다. 
 
장사꾼이라면 최소 3가지 이상 갖추어야 될 기본이 있다. 장사를 한다는 것에 대한 즐거움이나 흥미가 있거나 어떤 음식을 특별히(나만의 것) 만들 수 있거나 식도락이락이라 칭할 만큼 미식가이어야 한다. 요식업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갖고 있거나 주변에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요식업으로 성공한 사람이 둘 이상 있거나 나는 죽어도 요식업을 꼭 한번은 해보고 죽겠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
 
유통을 잘 알고 있고 그 일에 매력을 느끼거나 일 만큼은 자신이 있어 어떤 일이나 지치지 않고 할 수 있다거나 본인이 끝없는 호기심이 있어 질문을 많이 던지는 사람이어야 한다. 지금까지 해온 모든 일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고 새로운 일에 도전을 해보고 싶거나 장사의 촉이 있어 이재에 밝다거나 끈기 하나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어야 한다.
 
특별한 안목이 있어 분별력이 강하고 누구하고나 쉽게 친해질 수 있는 능력(친화력)이 있다거나 힘이 좋아 지구력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거나 언변이 뛰어나 사람들을 쉽게 감동시킬 수 있다거나 유머가 풍부해서 남을 즐겁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아이디어 뱅크라고 자신하거나 돈 버는 것은 원치 않고 일만 할 수 있으면 된다거나 주변에서 진짜 착한 사람으로 정평이 나서 애 어른 없이 따르는 사람들이 많다거나 돈(자본)이 많아 3번 이상 실패해도 재투자가 가능해야 한다. 나열한 것 중 3가지 이상을 가지고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이도 저도 아닌데 장사를 하고 싶으면 관련 서적을 30권 읽고 그 계통 직장에서 최하 1년 이상 일해보거나 전문점에서 5년을 일하되 3년은 일반직원, 2년은 점장을 해보고 신규점 오픈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 다음 시작하면 된다.
 
먹고 살기 위해서, 남들이 잘하니까, 남들이 권유해서, 그래도 장사가 가장 만만해 보여서, 할 게 없어서 등 목적이 없고 의미 없이 생계수단으로 시작한 장사는 어떤 스킬을 배워서 해도 끝까지 유지하기 힘들다. 수학문제를 푸는데 기본적인 공식을 모르면 풀 수 없거나 시간이 많이 걸리듯 장사에도 최소한 알아야 하는 기본적인 공식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장사는 파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아니다, 장사는 사는 것이다. 아무리 좋고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 상품이라도 비싸면 안 된다는 것이다. 상품의 경쟁력은 단가에서 나오고 그 단가는 소비자가 정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가격대비 소비자 만족도가 높아야 하는데 ‘아재비 떡도 싸야 사먹는다’는 말과 통한다. 
 
혹자는 상품의 가치를 팔아야지 가격 가지고 장사하면 안 된다고 하지만 이미 모든 유통이 합리화 되고 선명해져 가격 파괴가 쉽고 덤핑처리를 공공연하게 하는 세상이다. 단적인 표현으로 나라끼리 FTA를 하는 것도 자기들끼리 자기네 나라 상품을 싸게 팔겠다는 목적이다. 하물며 개인이 거기에 합류하지 못하면 망하는 수밖에 없다. 관건은 어떻게 해서라도 좋은 상품을 싸게 사서 싸게 파는 것이다. 여기에는 많은 수고와 노력이 필요한데 충분한 대가 즉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우선해야 한다. 
 
또 장사는 이익을 내기 위한 상행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상인 돈 벌라고 매번 상품을 구매해 주는 사람은 없다. 자기의 이익이나 목적이 없으면 상품을 구매할 사람이 단 한명도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고로 나의 상품이나 판매 방식이 소비자에게 이익을 줄 수 없다면 장사는 포기하는 것이 좋다. 다시 한 번 강조하는데 장사는 이익을 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이익을 주기 위한 수단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장사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만 가지고 있어도 최소한 실패라는 참담함을 겪지 않아도 된다.
 
상인도 자신의 가게 밖으로 나가면 뭐든 사야하는 고객이라는 사실과 소비자들도 뭔가를 파는 장사꾼이라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면 소비자를 쉽게 보는 경향은 사라질 것이다. 이렇게 기본적인 공식과 약간의 응용력만 있으면 자식들이 서로 물려 달라고 사정을 하는 가게를 꾸릴 수 있게 된다. 
 
그러니 공부하는 자세로 장사를 하며 자신을 개발하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완성하라. 100년 가는 기업의 토대를 마련하여 후손에게 물려주면 자손대대로 존경받는 중시조가 될 수 있는 것이 장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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