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분석① 선거별 득표율 비교

견제 없는 완벽한 ‘싹쓸이’… 정치 다양성 실종 
도지사·광역의원비례 새누리 득표율 도내 2위
 
 
양평군은 6·4 지방선거 군수, 군·도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전원 당선되는 경험을 겪었다. 양평 지방선거 사상 집권 여당 후보가 모두 당선되고 무소속 후보가 전 선거를 통틀어 단 한명도 입성하지 못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보다 더욱 ‘새누리당 철옹성’이 된 양평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양평은 도지사 후보는 물론 도의원 비례대표까지 모두 새누리당에 몰표에 가까운 성원을 보냈다.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가 66.3%,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가 33.7%를 득표했다. 무려 32.6%포인트 차이다. 경기도 전체로 남 후보가 김 후보에 불과 0.87%포인트 앞서 신승한 것과 대비된다. 경기도 44개 선거구 중 22개 선거구에서는 오히려 김 후보가 앞섰다.  
 
도의원 비례대표도 양평은 새누리당에 64.2%의 지지를 보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6.7%에 그쳤다. 경기도 전체 선거구 중 새누리당이 60%대의 지지를 받은 곳은 양평을 포함해 가평, 여주, 연천, 포천 등 5개 시·군에 불과하다. 이들 지역 가운데 양평의 새누리당 득표율은 가평군(65.8%)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수원, 성남, 안양, 부천, 광명, 안산, 고양, 군포 등 15개 선거구에서는 되레 새정치민주연합이 새누리당보다 더 많이 득표했다. 
 
새누리당은 이번 선거에서 군의회 의석 7석 중 5석을 차지했다. 나머지 2석은 새정치민주연합이다. 사람만 바뀌었을 뿐 비례대표까지 6대 군의회와 똑같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비례대표 후보조차 내지 못했다. 가·나선거구의 무소속 신경희·박장수 후보는 새누리당 ‘1-나’ 송만기·이종화 후보에게 각각 1393표와 404표 차로 패해 새누리당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새누리당 김승남·윤광신 후보가 도의원에 당선되면서 2002년 제3회 지방선거부터 이어온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도의원’ 전통은 이번에도 깨지지 않았다. 2010년 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홍정석 도의원은 김승남 후보와 맞붙어 유권자들에게 ‘재선의원’을 호소했으나 결과는 4732표 차로 패했다. 이학표 후보는 공천에 반발해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윤광신 후보와 대결했지만 그 역시 2500표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군수 선거 결과는 앞의 선거들과는 조금 다른 시각이다. 결과는 새누리당 김선교 후보가 무소속 김덕수 후보에게 1만297표(20.3%포인트) 차이로 앞섰으나 자체 예상한 득표율보다는 저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선교 군수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 최고인 66.7%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번 선거 득표율은 60.1%다. 4년 전 세 명의 후보 중 70%에 육박하던 득표율이 이번 양자대결에서는 60%대를 간신히 턱걸이했다. 정병국 의원이 연일 지원유세를 하고 남경필 도지사 후보와 정책협약을 하는 등 강력한 새누리당 조직을 등에 업은 데다 자신의 ‘토박이 조직’까지 풀가동한 것치고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라고 할 수 있다. 표면적으로는 김 군수가 승리했지만 내용면에서는 사실상 진 선거라는 게 지역정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선교 군수는 지난 10일 당선 인사말에서 “39일간의 선거운동을 통해 군민 여러분이 무엇을 생각하며 바라는지, 군수로서 어떠한 자세로 일해야 하는지 겸허하게 반성하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자세를 낮춘 것이다. 이는 4년 전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됐을 때와는 다소 다른 모습이다. ‘반성’이라는 단어를 당선 인사말의 첫머리에 둔 것 역시 당시와는 다른 관점이다.   
 
한편에서는 무소속 후보들이 전패한 것을 두고 새정치민주연합의 ‘무기력’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역정가의 한 인사는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선거에서 두 군의원 후보 말고는  다른 선거에 아예 관심을 두지 않았다”며 “아무리 조직이 없다고 하더라도 무소속 후보들과 연합전선이라도 폈으면 이런 결과까지 나왔겠느냐”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이 같은 분석은 김덕수 후보의 선거캠프를 보면 알 수 있다. 김 후보는 지난 3월31일 군수 선거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당초 두 전직 군의원 외에 새정치민주연합 지역위원장도 자신의 선대본부장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와 달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선대본부 참여는 고사하고 선거기간 내내 김 후보와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양평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군수나 군·도의원과 같은 지역일꾼을 뽑는 선거는 물론 광역단체장과 정당 비례대표까지 새누리당을 향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나 새누리당에 대한 쏠림 현상이 가중되면서 지방정치의 다양성이 실종됐다는 우려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새누리당의 영향력이 국회의원-단체장-지방의원으로 촘촘히 이어지면서 지방자치의 중앙정치 예속화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정치적 다양성이 실종되고 견제 기능이 전혀 확보되지 않는다면 특정 집단에 편중된 기득권 세력이 지역 전체를 쥐락펴락하는 구태정치가 지속될 뿐이다. 이는 곧 주민들의 정치적 무관심을 불러오고, 유권자들이 선거 때마다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하게 만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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