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분석 무소속 완패의 원인은?>

새누리․토호세력 맞설 ‘대안세력’ 부재
“믿고 찍을 만한 조직과 인재 키워야”

◇공천 실망, 새누리당 지지도 하락
6․4지방선거가 시작되기 전 새누리당의 공천 결과는 여․야 지지를 떠나 많은 주민들이 “아니, 어떻게 저런 사람을…”이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군의회를 집행부의 ‘거수기’로 전락시킨 기존 군의원들과 극우보수로 새누리당 내에서조차 우려의 시선을 받는 송만기, ‘정과 사랑’을 내세운 윤광신까지. 새누리당 지지자임을 자처하는 사람들도 “정병국 국회의원에게 심각한 배심감을 느낀다”고 할 정도의 공천이었다.

그래서일까. 이번 선거 초반부터 일대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커져갔다. 한때 새누리당 자체 여론조사 결과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말이 돌면서 “정말 이번에 바뀌는 건가?”라는 분위기가 양평에 휘몰아쳤다.

하지만 선거결과는 새누리당의 완승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박현일․송요찬을 제외하고는 모든 자리를 새누리당이 차지했다. 그러나 투표결과를 보면 새누리당도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토호세력을 등에 업고 새누리라는 날개를 단 김선교 군수가 얻은 지지가 60%다. 김덕수 후보와 20%포인트 차이다. 도의원과 군의원의 경우 이 지지도는 급격히 하락한다. 이는 지난 2010년 지방선거의 지지율에 비해 6~10%가량 하락한 것이다.

▲ 선거운동이 시작된 후 용문장날이던 지난달 25일 새누리당 소속 선거운동원이 모여 세를 뽐내고 있다. 양평에서 골리앗인 새누리당과 다윗인 무소속의 싸움은 결국 골리앗의 승리로 돌아갔다.

◇조직 부재로 호기 놓친 무소속
군민들의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가 많이 하락 했지만 선거 결과를 바꿀 만큼은 아니었다. 많은 주민들이 “새누리당 후보를 정말 찍기 싫다”고 했지만 실행에 옮긴 사람의 수는 대세를 뒤집기에는 모자랐다. 양평읍에 사는 한 주민은 “새누리당을 찍기 싫었지만 다른 사람을 찍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즉, 새누리당을 대체할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민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또다시 새누리당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무소속 후보들 중 이번 선거에서 이슈를 만들고 이를 통해 자신을 알린 후보는 단 한명도 없었다. 인지도에서 새누리당을 앞섰던 박장수․이학표 후보도 조용히 사람만 만나고 다녔지 주민들의 입에 오르내릴만한 이슈를 못 만들었다.

이번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들이 관심을 받지 못한 이유는 그들이 내세운 공약의 문제라기보다는 그 내용을 입으로 전달할 조직의 부재 때문이다. 새누리당 후보들이 주민들이 제안한 정책토론회에 나오지 않는 만행을 저질러도 이를 조직적으로 활용할 수 없었던 무소속 후보들은 결국 아무것도 못하고 졌다.

◇‘묻지마 지지’에 절망? 대안 만들어야
양평에는 지역 발전을 위해 깃발을 든 후보들을 지지하고 지원하는 시민단체가 없다. 이름은 있어도 활동이 없기에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거대 조직을 갖춘 새누리당과 토호세력을 넘어서기란 불가능하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 좋은 정책을 가지고 선거에 나서도 이 조직의 벽을 넘기란 어렵다.

그 예가 바로 이학표 후보다. 이 후보는 지평역 비대위원장을 맡았고 지평면 탄약고 문제에 적극 개입하면서 주민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 또한 이번 선거에서 농업관련 차별화 된 정책을 제시해 좋은 평가도 받았다. 그런 이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얻은 지지율이 44.7%였다. 만약 그에게 작은 시민단체라도 함께 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6%포인트, 약 1500표만 더 얻었으면 가능했던 것이다.

제7대 양평군의회는 결국 5(새누리):2(새정치)로 구성된다. 선거기간 내내 새누리당 군의원 후보들은 “우리가 당선돼야 김선교 군수가 편해진다”고 외쳤던 터라 ‘거수기’ 군의회가 만들어짐은 자명하다. 군의회를 이렇게 만든 일등공신인 김승남과 ‘정과 사랑’만 찾는 윤광신도 도의회에 들어간다.

양평읍의 한 주민은 “양평 주민의 ‘묻지마 새누리당 지지’를 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에게 묻고 싶다. 그럼 대안이 뭐냐고? 그런 말하기 전에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앞으로의 4년은 시민단체도 만들고 제대로 된 인물도 키워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새누리당과 토호세력의 득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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