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살찌우는 공공도서관 3. 도서관 살리는 다양한 문화행사

지난 2002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도서관 발전 종합계획’을 살펴보면 다음의 두 가지 항목이 눈에 띈다.

첫째, 지역 내 커뮤니티의 구심체로서 도서관의 환경개선-신설되는 도서관의 경우 ‘문화의집’, ‘문화원’을 함께 유치하여 지역 주민을 위한 문화사랑방으로서의 역할을 강화. 다양한 이용자 대상 서비스 제공으로 지역사회 커뮤니티 형성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연령별/주제별 독서클럽, 가족대상 동화 구연, 저자와의 만남, 자녀 독서지도 교실, 책 읽어주는 부모 모임 등 프로그램을 다변화하고 활성화하는 것.

둘째, 시민단체‧언론계 등과 연계한 도서관문화운동 전개-지식기반사회 도서관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제고를 통해 도서관 이용 활성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주5일 근무제와 연계, 생산적이고 건전한 여가문화 정착을 위해 가족이 함께 가는 도서관 문화 확산 등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

이러한 문화 사업이 제기된 이유는 공공도서관 이용자들이 도서관을 단순히 공부방 수준으로 생각하고 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서관의 올바른 자리매김과 이용자들의 도서관에 대한 의식변화를 도모하고자 마련된 것이다.

현대의 공공도서관은 더 이상 장서의 보유 공간, 공부방이 아니라 지식과 문화의 상호 소통의 공간으로 요구 되고 있다.

문화사업 이용자는 2만5천여명

그렇다면 양평의 공공도서관은 올해 어떤 문화 사업을 진행하였을까?

올해 양평 공공도서관의 문화교실은 상하반기 8주일, 총 16주간 114강좌를 열었고, 이외에도 4월에 도서주간 행사, 방학 프로그램, 9월 독서의 달 행사와 주말 영화관 상영 등 다양한 특강과 문화행사를 펼쳤으며, 문화 사업에 대한 이용자는 작년 기준 2만5648명에 이른다.

올해 열린 문화교실의 강좌는 주로 외국어 회화 교실, 독서논술교실, 수학교실 등 학습에 관련된 강좌가 전체강좌의 45%가 넘는다. 그 외에는 생활풍수교실, 미술놀이, 아름다운 부부 행복교실, 디지털 카메라교실, 공예 관련 교실 등 문화 취미 강좌가 있었다.

그러나 문화 사업에 대한 군민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사업비는 작년 1억원에서 올해 8000만원, 내년에는 6000만원으로 오히려 계속 감소 추세에 있다.

이러한 양평 공공도서관의 문화 사업이 과연 지역의 문화사랑방으로서의 역할과 지역 간 문화정보격차를 완화할 수 있을까?

지역민 직접 참여하는 문화사업 돼야

▲ 지난 3일 중앙도서관에서 특강「책과 작가와의 만남」3번째 순서로 「SO통! 감성으로 행복하게 소통하기」의 저자 박보영씨가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공공도서관 제도가 잘 정비됐다고 평가받는 미국의 공공도서관에서는 해마다 보관하고 있던 장서 중에서 대출비율이 낮거나 오래된 책, 많이 보유한 도서를 추려 헌책으로 판매하고 있다. 도서관 입장에서는 처치 곤란한 장서지만 지역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싸게 책을 구입할 절호의 기회라, 헌책 판매가 있는 날은 도서관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공공도서관측에서는 헌책 판매로 올린 수익을 다시 새로운 장서 구입을 통해 지역민들에게 서비스 할 수 있고, 지역민들은 책도 구입하고 이웃들과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눌 기회를 가지게 된다. 도서관이 책을 구입만 하는 곳이라는 생각에서 발상의 전환을 통해 이루어낸 대표적인 성공사업이라 할 수 있다.

충남 홍성군 홍동면의 작은 도서관에서도 ‘지역의 옛 모습’이라는 이름으로 주민들이 소장하고 있는 사진들 중 지역의 옛날 모습이 담긴 사진을 모아 도서관 벽면을 이용해 사진전을 열었다.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서 만든 사진전이기에 호응도 높았고, 지역의 옛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무척 뜻 깊은 사진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문화사업의 영역은 그 범위와 종류가 정해지지 않은 사업으로 활용하기에 따라서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양평의 경우 문화예술가들이 많이 살고 있고, 각종 체험마을이 운영되고 있으며, 혁신학교와 친환경농업 특구라는 지역특성을 가지고 있어 다양한 문화 사업을 펼칠 수 있는 조건은 무척 좋은 편이다.

하지만 올 한 해 동안 공공도서관이 진행한 문화 사업은 기존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수준이다. 부족한 재원과 인원부족의 문제가 도서관 문화사업의 어려운 부분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기존의 사업을 재탕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공공 도서관 사업관계자들의 생각과 발상의 전환을 통해 주민들 스스로가 나서서 참여하는 다양한 문화 사업을 펼칠 때 도서관은 우리의 생활 속에서 살아 숨 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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