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일(민주)의원은 ‘건수’, 김덕수(무소속)의원은 ‘質’ 돋보여



7일간 펼쳐진 양평군의회(의장 김승남) 행정사무감사에서 어느 의원이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돋보였을까?

먼저 행정사무감사가 시작되기 전 의원들은 집행부(군청)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제출된 총 412건의 자료 중 박현일 의원이 182건(45%), 이종식 의원이 67건(16%), 김덕수 의원 54건(13%), 이상규 의원이 48건(11%), 윤양순 의원이 32건(8%), 송요찬 의원이 29건(7%)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정에 대한 질문과 조언, 대안제시 등이 의원들이 요청한 자료를 근거로 이뤄진다는 것을 감안할 때 어느 의원의 성적이 뛰어난지 짐작할 수 있다.

박현일(민주당) 의원은 가용재원과 지방채 및 보증채무 현황 등의 재정문제와 노인복지관, 사회복지관, 복지재단, 보육시설, 장애인단체, 요양시설 등의 주민복지 문제, 체육센터와 지방축제, 그리고 각 과 실무 현안까지 다양한 질문과 조언을 준비해 행감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박 의원은 냉정한 판단 자료를 근거로 한 비판을 서슴지 않았으며, 특정 안건에 대해서는 복받치는 감정을 억누르며 침착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종식(한나라당) 의원은 주민 숙원사업과 군정 주요정책, 자원봉사센터, 다문화가정, 외래식물 제거 사업 등 다양한 질문을 준비해 행감에 대비했다. 그러나 질문의 다양성 확보에는 성공했지만 깊이있는 질의나 명확한 자료를 근거로 한 날카로운 지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대체로 평이한 수준의 질문과 조언들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김덕수(무소속) 의원은 상대적으로 자료 요청 건수는 적었지만 안건마다 전문적인 지식과 근거를 충분히 제시하며 행감에 임했다. 업무추진비와 홍보비에 대한 안건에서는 구체적 사례를 들어가며 집행부를 집요하게 공격했으며 각종 소모성 예산이나 불합리한 예산 집행을 꼬집었다. 특히 김 의원의 질문과 발언들은 정회 때마다 참가자들의 토론을 이끌어내며 이슈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 또한 양평시장, 주말시장 활성화와 같은 주민 밀착형 시책과 도시가스 등 편의시설 확충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상규(한나라당) 의원은 많은 질문을 하지는 않았지만 예산전용현황, 예비비 집행실적, 예산 성립 전 편성내역 등 예산관련 질문과 민간위탁 양해각서(MOU)채결 등의 외부관계에 관한 질문이 날카로웠다. 하지만 자료 요구 항목 이외의 다른 안건에 대한 발언이 거의 없었고, 핵심을 찌르는 질문 이후에 두루뭉술하게 마무리 하는 모습은 ‘집행부 편들기’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윤양순(한나라당) 의원은 위원장으로서 행감을 매끄럽게 이끌었으며, 여성 특유의 꼼꼼하고 세심한 질문으로 증인으로 출석한 공직자들을 당혹케 하기도 했다. 건강가정지원센터와 다문화가정지원센터에 많은 관심을 나타냈으며 농촌체험마을과 농촌나들이 사안에 대해서도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두루 제시했다.





송요찬(민주당) 의원은 간사로서 많은 질문을 하지는 않았지만 각 의원들의 질문과 증인의 답변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지적과 질문, 조언을 많이 하면서 특유의 순발력을 보였다. 특히 민간이전 및 일반보상, 불용품 매각처분, 기술용역과 학술연구용역 등 지역경제 시책에 대한 의견을 많이 제시했으며 자활근로사업, 위원회 개최 내역,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신규정책 등 주민복지에 대한 의견도 제시했다. 그러나 순발력 있는 질문과 발언은 충분했지만 감사 내내 발언의 횟수가 적었고 단답형의 질문을 많이 하며 준비된 자료 이외의 깊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2011년 행정사무감사는 여러 의원들의 활약 속에 마무리됐다. 하지만 행감이 마무리 됐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난 것은 아니다. 행감에서 논의됐던 쟁점 사안들, 조언과 대안들을 잘 아울러 행정에 반영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 남았기 때문이다. 내실있는 행정사무감사란 행감을 통해 문제점을 발견하고 발견된 문제점에 대한 여러 사람의 의견을 종합해 행정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감사를 위한 감사로 평가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집행부는 감사를 통해 얻은 대안을 어떻게 현실에 적용할 것인가에 대한 숙제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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