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어머니의 손맛 그대로/ 김영신의 서울설렁탕>

‘김영신’ 이름 내건 자신감… 주 메뉴부터 깍두기까지 손수 준비

“추억 나누는 사랑방 같은 식당” 소망… 한번 맛보면 모두 ‘단골’

 

▲ 김영신 사장

“시어머니로부터 배운 설렁탕, 갈비탕을 주변 어르신들게 대접하고 싶어 식당을 개업했어요. 옛날 사랑방같은 가게를 만드는 게 제 꿈입니다”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식당을 차린 김영신(57) 사장은 종갓집 맏며느리의 모습을 고스란히 닮았다. 전주가 시댁이었던 김 사장은 시부모는 물론 시할아버지까지 모시며 힘든 시집살이를 했다. 시할아버지를 찾아오는 손님들로 집안은 항상 붐볐고 그때마다 손부는 설렁탕이나 갈비탕을 준비해야 했다. 음식솜씨 좋기로 유명한 전주이다 보니 시어머니로부터 탕 끓이는 법을 제대로 전수받았다.

나이가 들어 자식들 모두 출가시키고 소일거리를 찾던 김 사장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비법을 썩히기가 아까웠다. 또한 지역의 노인들과 식사를 나누며 살아가는 이야기도 하고 싶었다. 옛날 사랑방 같은 곳을 만들고 싶어 지난 2011년 5월 가게를 시작했다. 주변에서는 늦은 나이에 갑자기 식당을 한다고 만류도 했지만 느지막이 찾아온 꿈을 포기하기 싫었다.

가게를 운영하는 것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주 메뉴는 물론 깍두기며 김치도 모두 손수 만들어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쉴 틈이 없다. 가게 바로 옆에 인력시장이 있어 아침 일찍부터 손님들이 찾아온다.

김 사장은 “집에서 해 먹던 그대로 음식을 만든다. 가게를 시작하며 이름을 내건 것은 음식에 대한 자신감과 못 먹는 음식은 결코 내놓지 않겠다는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고 말한다. 갈비탕과 도가니탕에 들어가는 호주산 쇠고기를 제외한 모든 식재료는 국내산만 쓴다. 

 

▲ 주 메뉴인 설렁탕, 갈비탕, 도가니탕. 가격도 저렴해 착한가격업소로 지정받았다.

설렁탕 국물맛의 비결을 묻자 김 사장은 “일단 재료를 깨끗하게 손질하고 고기와 뼈를 충분히 넣어 가마솥에 3시간 이상 푹 고아낸다. 이때 나만의 비법인 한약재를 함께 넣고 끓인다. 고기의 비린내는 없애고 육질을 연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단골손님이 많다. 음식솜씨에 반한 이들이 계속해서 찾아온다. 김 사장의 바람대로 노인들이 식사와 함께 추억도 나누고 있다. 자전거길이 개통된 후에는 주말에 서울에서 오는 손님들이 부쩍 늘었다. 한번 다녀간 손님들이 다시 찾을 땐 추가로 몇 명씩을 달고 온다.

“식당이 좀 더 자리가 잡히면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무료식사대접도 할 생각이다. 요즘도 독거노인들에게 한번씩 식사를 대접한다. 힘은 들지만 옛 사랑방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가게가 되면 좋겠다.”

■영업: 오전 6:30 ~ 오후 10:00 (연중무휴)

■위치: 양평읍 (양평역에서 양평군청 방향 250m 양근리 446-1) 

■가격: 설렁탕 6000원, 갈비탕, 도가니탕 7000원, 매운소갈비찜 3만원

 

▲ 사랑방 같은 식당을 만들고자 일반 가정집을 개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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