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양평FC 5시즌 결산

양평FC의 다섯 번째 여정이 지난 6일 당진시민축구단과의 30라운드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최종순위는 리그 13위(7승 8무 15패, 득실차 –13, 승점 29점)로 7위였던 지난해에 비해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창단 후 여섯 번째 시즌에 들어가기에 앞서 지난 23일 이인재 신임단장을 선임하는 등 양평FC 내부정리가 한창인 모양새다.

양평FC의 창단목적은 양평 출신 선수들의 경력 연장과 상위리그 진출의 디딤돌 역할 등 ‘지역선수 인큐베이팅’, 축구를 통해 양평군을 알리고 지자체에 활기를 불어넣는 ‘지역사회 공헌’ 등이다.

창단 초기, 열정으로 똘똘 뭉쳤던 그들은 2018 FA컵 32강전에서 상주 상무를 승부차기에서 꺾어 사상 최초로 1부 리그 팀을 상대로 승리한 K3리그 팀이 됐는가 하면, 2019시즌 챔피언쉽 1라운드에서 김포시민축구단을 꺾고 포천시민축구단을 전반에만 3골로 맹폭하며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며 창단 3년 만에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2019 K3리그 챔피언십 준우승 사진. 당시 양평FC는 강호 포천시민축구단을 전반에만 3대0으로 맹폭하며 결승전에 올랐다.
2019 K3리그 챔피언십 준우승 사진. 당시 양평FC는 강호 포천시민축구단을 전반에만 3대0으로 맹폭하며 결승전에 올랐다.

1대 차승룡 감독(2016~2017)은 창단팀인 양평FC를 맡아 2016시즌 첫해 11위라는 호성적을 거둬 K3 어드밴스 승격을 이끌어 냈고, 두 번째 시즌 팀을 챔피언십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다. 2대 김경범 감독(2017~2019)은 1부리그 팀을 이기고 팀을 챔피언결정전에 올리는 등 굵직한 임펙트를 남겼다. 3대 김창윤 감독(2020~)은 리그가 개편된 이후 팀을 맡아 첫해 공중 분해된 팀을 잘 추슬러 7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감독 결별 과정에선 항상 크고 작은 내홍이 뒤따랐다. 1대 차 감독과 결별할 당시엔 단장의 독단운영으로 인해 파생된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이는 2대 김 감독 때도 반복됐다.

여섯 번째 시즌을 앞둔 지금, 양평FC의 현재 운영이 ‘창단 취지와 맞지 않다’란 비판이 흘러나온다.

본지는 양평FC의 여러 관계자들에게 현 상황에 대한 진단과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익명으로 이야기를 들었다.

▲양평FC, 5년간의 성과는

A: 2018년 제99회 전국체전 경기도 대표선발, 2018년 어드밴스리그 최초 16강 진출과 리그 중상위권의 성적을 보여줬다. 아울러 코로나 예방접종센터 자원봉사, 양평 백운로터리클럽과의 업무협약을 통한 지역봉사 등 크고 작은 봉사활동을 전개했다고 생각한다.

B: 창단 후 출발은 많은 기대와 관심으로 시작했다. 초창기에는 군민들도 어느 정도 운동장을 찾아주고 지역사회와 연계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성적도 꽤 잘 나온 때도 있었다. 그러나 운영 과정에서 끊임없는 집행부의 잡음과 소통 부재로 인해 민심을 얻는 데는 많은 문제점을 보여줬다.

▲양평FC가 보인 한계는

C: 양평FC 2021년 예산은 9억원이다. 현재 K4리그 16개팀 중 예산지원액이 타 팀에 비해 높고 협동조합으로의 독립법인화가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오는 12월 양평군의회 정례회에서 ‘양평시민축구단 지원조례’를 입안해 스포츠산업진흥법 상 규정돼 있는 시민구단의 재정 및 행정지원에 대한 근거를 마련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간 구단 운영과 양평FC가 군민의 팀으로 팀 색깔을 확실히 하지 못한 점, 구단과 코칭스태프, 선수 간 커뮤니케이션 부재, 주민과 함께하는 팀으로의 책임감과 주인의식 한계 또한 사실이다.

B: 예산편성에 비해 선수관리 행정이나 선수 수급에 관한 미흡함이 리그 성적으로 여실히 보여졌다고 생각한다. 지역의 관중, 축구동호인과의 소통도 안 돼 지속적인 질타와 야유를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코로나로 인한 무관중 경기를 치르며 군민의 관심에서 많이 멀어졌다. 리그 성적 부진도 무기력한 선수단 운영 때문이라 생각한다. 아무런 조치 없이 방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

D: 프런트가 선수들을 위해 생산적인 논의를 해야 하나 보이지 않는 다툼 등이 많았다. 주민을 위한 구단이면 주민 목소리를 듣고 반영해야 하는데 그런 것도 없고 결국 코로나까지 겹치니 주민 관심에서 멀어지지 않았나. 예산 9억원은 절대 적은 돈이 아니다. 그만큼 투입하는데 FC가 군민한테 해준 게 뭐가 있나 하는 생각도 든다. 스스로 운영할 수 없어 예산을 받고 있으면 지역 홍보라도 해야 한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지향점은

B: 단장. 감독, 코치. 사무국장 등 구단 조직 관리자의 능력은 매년 정당한 평가를 해야 한다. 이게 재계약 기준이 돼야 한다.

지역출신 선수의 우선적인 선발과 임용은 필요한 조치며 향후 양평FC를 통한 지역 농특산물, 지역문화 관광 자산, 자치단체의 위상을 높이는 홍보 전략을 최우선 방향성으로 잡고 운영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

A: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는 사회적 협동조합, ‘양평 시민축구단 지원조례’가 마무리되면 양평FC는 내년부터 양평시민축구단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이는 말 그대로 양평군민들의 팀이란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선 감독 및 코칭스태프 공개채용, 공정한 선수 선발 등 구단의 투명한 운영은 기본이며 군민의 품으로 다가가는 양평시민구단이 돼야 한다.

아울러, 양평 지역 출신 선수의 발굴을 위해 지역선수 구성 20~30% 의무화나 지역선수 쿼터제를 면밀히 검토해 당장의 성적 지상주의가 아닌 양평 유스팀(U12, 15) 선수들의 더 큰 무대로의 진출을 위한 텃밭이 되어야 한다.

2016년 양평FC 창단식 사진
2016년 양평FC 창단식 사진

 

▲당부하고 싶은 말은

C: 2022년엔 양평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을 양평시민구단의 홈구장으로 사용하게 된다. 이는 양평시민구단이 진정한 시민의 구단으로 재탄생해 주말 홈 경기 시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야 함을 의미한다. 축구가 전 세계의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은 것처럼 양평시민구단도 양평주민이 즐기고 함께 할 수 있는 문화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D: 스포츠는 정치적 성향이나 권력과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독립적 가치로 군민에게 즐거움을 주고 운영돼야 할 대상이다.

양평FC는 순수 민간 축구 전문가나 관계자가 공모절차를 통해 구단주, 단장 및 부단장, 사무국장, 감독 코치 등으로 임용되고 자율적인 운영으로 결과를 평가받는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K4리그는 순수 민간 체육회나 축구협회의 산하 협력단체로 운영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저작권자 © 양평시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