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 읍‧면 263개 리 일제히 대동회 열어

<현장 속으로-공흥3리 마을 대동회>

정확히 언제부터 있어왔는지 알 수 없으나 촌락이 형성되면서 시작한 ‘대동회’는 마을의 대소사를 논의하고 의결하는 자치 조직으로 현대에도 존속되고 있다. 

 

▲ 지난해 12월29일 공흥3리 대동회에 참석한 마을 사람들이 진지한 자세로 안건을 살피고 있다.

양평에서도 지난해 연말 263개 리마다 일제히 대동회를 열고 이장 및 마을 주요 임원을 선출하고 새해의 마을 사업을 논의했다. 회의를 마치고 준비한 음식을 나눠 먹으며 마을공동체를 공고히 했다. 대동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을까?

지난해 12월29일 오전 11시 양평읍 한빛체육관 3층에 위치한 마을회관에서 공흥3리 대동회가 열렸다. 회의가 열리기 전부터 여성회 회원들은 이날 함께 나눠 먹을 떡국을 준비하며 분주했다. 일찍부터 회관을 찾아온 마을 어른들은 서로 안부를 묻고 청년들은 손에 음료수와 과일을 들고 하나둘씩 자리를 차지했다.

정확히 11시가 되자 박영성 이장(52)은 바로 개회선언을 하며 회의를 시작했다. 먼저 마을의 4개 분과 회장과 임원을 소개하고 장용민 감사로부터 감사보고를 들었다. 이어 2012년 마을 사업에 사용된 결산보고와 2013년 사업계획을 설명했다. 회의를 진행하며 박 이장은 각 사안에 대해 마을 사람들의 의견을 묻고 논의를 가졌다. 이장은 임기가 내년까지라 이날은 여성회 회장(이순자)만 새로 선출했다.

2013년 마을 사업으로 가야뷔페 앞 도시계획도로 건설, 방범용 CCTV설치, 보안등 확충, 교회 앞 도로포장공사, 소하천 덮개공사, 환경미화 및 꽃길 가꾸기 사업 등을 산정했다.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여성회 회원들은 계속 음식준비에 바삐 움직였고 청년들도 다들 한손 거들었다. 마을 어른들은 의견을 물을 때마다 이장과 임원들이 모두 고생했다며 덕담을 한마디씩 던졌다.

 

▲ 공흥3리 박영성 이장

회의시간에는 활발한 의견 개진이 없었으나 이후 식사 시간에는 다들 한마디씩 의견을 내놓았다. 다들 회의라는 딱딱한 분위기보다 식사시간에 정담 나누듯 편하게 이야기 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분위기다. 식사를 나누면서 공흥3리는 내년 사업 중 꽃길 가꾸기와 환경미화 사업에 많은 비중을 두기로 의견을 모았다. 마을 사람 모두 2013년에는 꼭 3등 안에 들어 시상금을 타자며 의기투합했다.

이 마을은 남자‧여자 노인회, 청년회, 여성회의 등 4개 분과로 나눠져 있고 각 분과별로 마을 사업을 진행한다. 이외에도 발생하는 사안에 대해 임시 개발위원회를 구성해 업무를 처리한다. 각 분과의 대표와 이장, 새마을지도자가 마을 임원회의를 구성해 필요에 따라 회의를 소집하고 결정한다. 

매년 연말 열리는 대동회는 마을의 자치적인 운영을 점검하고 이듬해 사업을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정 기구다. 마을사회 그 자체가 하나의 정치·행정·사회적 단위로 유지되고 발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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