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믿고 기다려야 소통 가능

놀이 통해 학교폭력 예방, 인성교육에 집중

12월 초에 내린 눈이 채 녹기 전에 비까지 내렸던 14일, 도로는 엉망진창이었고 차를 타고 이동하기에는 무척 위험한 상태였다. 1시간 가까이 조심조심 이동해 도착한 수입초등학교에는 청소년사랑 동그라미 봉사회의 이윤정(양평읍․44)씨와 김윤정(단월면․45)씨가 수업을 마친 1,2학년 20여 명의 아이들과 함께 신나게 놀고 있었다. 총 12회에 걸쳐 감정카드놀이, 언어 미러링(따라하기), 감정조각상, 공간놀이 등을 통해 타인을 존중하는 방법을 배우고 이것이 곧 학교폭력예방으로 이어지는 놀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 동그라미 회원들이 지난 14일 수입초등학교에서 ‘움직임을 통한 놀이치료교육’을 하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해 청소년지원센터(센터장 임정숙)에서 진행하는 카운슬러대학을 졸업하고 배운 것을 지역사회에 돌려주고자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자녀들과 소통이 잘 안돼 청소년지원센터에서 카운슬러 교육을 받았다”며 “매주 아이들을 만나 배운 것을 활용하니 아이들에게 도움도 주지만 우리가 배우는 것이 더 많은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지난 2003년 청소년지원센터에서 시작한 카운슬러대학의 졸업생들이 배운 것을 지역에 나누고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인성 확립과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청소년사랑 동그라미 봉사회’를 만들었다. 모두 60여명의 회원이 청소년지원센터와 연계하여 평균 주 3회 정도 양평관내의 초․중․고를 방문하여 놀이를 통한 품성지도, 학교폭력 예방, 진로 및 학습상담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해부터는 자체 사업으로 원거리 학생들을 대상으로 적성․성격 검사를 연간 2회에 걸쳐 진행했으며 군민포럼에서 진행하는 어린이날 행사 때도 참여 학생들에게 적성․성격 검사를 실시했다. 또한 위기아동 지원사업으로 각종 체험행사와 멘토링 사업을 펼치고 있다.

윤숙자 회장(용문면․47)은 “아이들을 만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따뜻한 사랑이다”며 “봉사활동을 통해 아이들에게 도움도 되지만 실제 회원들 스스로가 아이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봉사회의 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윤 회장은 급변하는 사회로 인해 가장 기본인 가족관계가 무너지고 있는 현실을 우려하며 아이들과의 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믿고 기다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꽃은 언젠가는 봉오리를 맺고 활짝 만개한다. 하지만 어른들이 조바심을 내어 아이들을 닦달하다보니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윤회장의 지적이다.

 

▲ 동그라미 봉사회 윤숙자 회장

동그라미 봉사회 회원들은 학교와 가정에서 상처받은 아이들을 만나며 그들의 아픔을 보듬고 치료하고 있다. 이들은 매월 정기회의를 통해 교육내용을 점검하고 서로의 경험을 나눈다. 또한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모자람을 채워가기도 한다. 회원들이 바빠 일정 조정에 애를 먹기도 한다. 

동그라미 봉사회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청소년지원센터에서 매년 봄에 개최하는 카운슬러대학을 졸업해야 한다. 기본적인 교육을 이수해야만 아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윤 회장은 “지역의 많은 봉사단체가 활동을 하고 있지만 단순히 1회성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청소년 문제는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쏟아야 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며 지역의 뜻있는 분들의 도움과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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