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가 인터뷰를 마치며

본지는 지난해 11월 27일부터 ‘청년창업가(지역혁신가) 육성지원사업’에 선정된 5팀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선정된 창업가(팀)들을 소개하고 창업가들이 느끼는 양평군 창업 환경, 지원 사업의 아쉬운 점 등을 짚어보고 이를 토대로 더 나은 창업 환경 조성을 위해 필요한 점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했다.

청년창업가 육성지원사업은 지역 청년이 사업을 만들고 운영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행안부가 지원하고 지자체가 추진하는 사업으로, 청년창업가에게 임대료와 교육비 등을 제공해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지역 정착을 유도하는 데 목적을 둔다.

양평군에서는 반려동물용품을 제작하는 김영호 위로켓 대표, 공유텃밭 플랫폼 ‘아이텃밭’을 운영하는 우용기 렌트팜 대표, 허니콤보드를 활용해 종이제품을 제작하는 김수진 페이퍼엑스 대표, 중장비 플랫폼 ‘달인114’를 운영하는 권오명 케이에이치 대표, 양평군 청년크리에이터 협동조합 C.LAB 등이 본 사업에 선정됐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창업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몇 가지 시사점을 찾을 수 있었다.

첫째는 소진성 항목에만 국한된 사업화 자금의 문제다. 창업가들은 이번 지원 사업을 통해 최대 1500만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받는다. 자금은 재료비, 외주용역비, 특허 출원·등록비, 임대료, 마케팅 비용 등 소진성 비목으로만 집행할 수 있다. 인건비, 기자재비(컴퓨터, 드론과 같은 보유성 물품)로는 지원받은 자금을 사용할 수 없다.

A씨는 “사업화 자금으로 쓸 수 있는 게 소진성 항목에만 몰려있다. 인건비로 집행할 수도, 유용자산으로 남길 수도 없었다”며 “지원받는 돈이라도 불필요한 비용으로 지출하고 싶지는 않았다. 업체가 필요하다면 증빙 가능하도록 요구하고 자금을 필요한 항목에 쓸 수 있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둘째는 단계별 창업가 육성의 필요성이다. 이번 사업에 선정된 팀들의 이전 경력사항을 물었다. 위로켓의 김영호 대표는 양평으로 이주하기 전 겨울스포츠 산업에서 10년 넘게 종사한 경험이 있으며, 렌트팜의 우용기 대표와 페이퍼엑스의 김수진 대표는 모두 MD출신이다. 케이에이치의 권오명 대표는 중소벤처기업부나 경기도 등 관련 기관들이 시행하는 공모사업을 통해 경험을 쌓았으며, 추진 중인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세부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즉, 지원자들 대다수는 기획, 제작, 판매, 마케팅 등 제품 기획 단계부터 시제품 제작, 판로 확보까지 전반적인 제품의 생산 및 판매의 경험이 있던 지원자들이었다.

B씨는 “양평은 다른 지자체에 비해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적다”며 “창업자의 수준에 맞춰 예비창업가를 위한 지원이나 기존 창업가를 위한 후속 지원 등 창업가를 양산하는데 필요한 지원이 다양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서 “제조업에 종사하는 입장에서 제조 경험이나 생산 프로세스를 모르는 예비창업자가 짧은 지원 기간 내 시제품을 만들고 판로를 개척한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섯째는 멘토링 만족도가 높다는 점이다. 선정된 팀들 모두 만족도가 높았던 지원책으로 멘토링을 꼽았다. 이유는 전문적이고 실질적인 사업 피드백을 받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으며, 멘토를 통한 네트워크 확장성을 큰 장점으로 뽑았다.

실제로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예비 창업가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을 구하는 질문에 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문제가 발생하며,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주변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으라고 답했다. 더불어 문제 해결을 위한 네트워크 지원이 창업가에게 절실하고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평은 상수원보호구역이라 개발이 제한돼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선거철만 되면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대기업 유치를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 공약들…. 정부와 지자체는 코로나19로 내몰린 청년들의 일자리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나 단지 자리를 채우는 방식의 임시방편식으로 흘러가는 것은 아닌지.

부디 본지가 소개한 창업가들의 승승장구를 바라며, 이번 사업을 계기로 양평의 창업 생태계가 발달할 수 있는 지원이 마련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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