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박자에 춤을 춰라~청년위원회]

“앞으로의 계획이 뭐니?”

“취업은 언제쯤 할 거니?”

“어떻게 먹고 살려고”

“네 나이가 몇인데 그러냐”

“만나는 사람은 있니?”

“공부는 잘 하고 있니?”

“누구는 부모님께 이런 것도 해드렸다더라”

“어릴 땐 이쁘고 참 똘똘했는데”···.

읽자마자 스트레스 잔뜩 받았을 독자분들에게 사죄의 말씀을 전한다. 대한민국 최대의 명절인 설날이 벌써 코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고향에서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즐겁기도 했고 스트레스도 받던 명절이 이젠 부모님조차 만나기 어려운 명절이 돼버렸다.

서두에 적어두었던 저 스트레스 받는 말들은 코로나로 만날 수 없는 이 명절에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청년들이 어른들에게 듣기 싫었던 그 말, 그리고 잔소리처럼 내뱉었던 무심한 것 같은 그 말 속에 숨겨져 있던 따스한 사랑을 알아보고 싶었다. 이에 평소 간섭하는 듯한 이런저런 그 말에 스트레스받던 청년과 명절에 이런 잔소리, 저런 잔소리 했던 한 어머니의 이야기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자기소개 먼저 부탁한다

청년: 현재 청년활동가로 양평에서 활동하고 있는 31살 정OO이라고 한다.

어머니: 양평에서 방앗간을 운영하는 김OO이라고 한다.

▲명절 때 가족들을 만나면 하던/듣던 잔소리가 있었는가. 그 잔소리 속에 숨겨진 속마음은 어떠했는가

청년: “너 결혼 안 하니?”, “지금 만나는 사람 누구니?”, “너 요새 뭐하니”, “너 돈 얼마 버니?”, “아직도 집에 붙어있니?”, “31살인데 왜 아직 안 나가니?”, “아직도 부모님 힘들게 하고 있니?” 등등 후…. 말하는데도 짜증이 난다. 정말로 싫다.

어머니: “살 좀 빼라”, “돈은 좀 모았니?”, “만나는 사람은 있니?” 등을 얘기했었다. 그 시간을 경험하고 지나온 나이이다 보니 안쓰럽고 행여나 힘들까 봐 걱정도 되는데 자식이 크면서 말할 시간이 많지 않다 보니 명절 때 대화하고 싶은 마음에 더 이것저것 물어보고 잔소리하는 일이 되는 것 같다. 숨겨진 속마음이라고 하면 좀 더 대화하고 싶은 사랑의 마음이지 아닐까 싶다.

명절 때 가족들을 만나면 하던 잔소리가 코로나로 인해 어떻게 달라졌는가

청년: 똑같지 않을까 생각한다. 언제나처럼 늘 듣던 명절 잔소리였고 이번에도 이런 얘기들을 들을 것으로 생각한다.

어머니: 사실 코로나에 걱정하는 건 대부분 비슷할 거 같다. 개인적으로는 “다니던 직장은 괜찮니? 요즘 같을 때는 잘 다니는 게 최고니까 열심히 해라”, “사람들 많은 데 가지 말고 조심해야 한다.” 같은 말들을 해주고 싶다.

▲가족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청년: 사실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저런 간섭을 들을 때마다 “제가 알아서 살게요. 나도 열심히 살고 있어요”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어머니: 올 한 해 건강하고, 직장 잘 다니고, 코로나로 힘들지만 힘내서 잘 견뎌보자. 라고 격려해주고 싶다.

분명 서로를 위하는 말이고 생각해서 하는 말인데 왜 그 말들에 스트레스를 받을까? 청년의 때를 겪고 지나간 경험으로 청년들이 이 힘들고 어려운 삶을 잘 이겨나갔으면 하는 어른. 그런 어른들의 걱정하고 염려하는 마음을 받을 여유가 없는 청년. 서로 마음의 갈등을 조금씩 줄여나가며 서로 자신의 마음을 진솔하게 표현해보는 것은 어떨까?

누군가를 향한 진심 어린 마음을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이 말이라고 한다. 다가오는 이번 설에는 만나지 못하는 가족들에게 나의 마음을 담은 그 그릇을 이쁘게 닦아서 조심스럽게 건네보자.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말은 수없이 많으니까.

오대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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