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한 양평지방공사, ㈜진평 실체도 파악 못해

양평지방공사 직원들이 265억원이라는 거래를 계약한 상대 업체 ㈜진평의 실체를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결국 양평지방공사는 상대 업체에 대해 파악도 하지 않은 채 거액의 계약을 체결했고 그 결과로 132억원의 사기사건에 휘말린 것이다.

양평지방공사 한 직원의 말에 따르면 지난 2011년 3월 정욱 전 사장과 친분관계가 있던 한 유통업자가 ㈜진평의 배아무씨(구속수감 중)를 정욱 전 사장에게 소개했고, 협의가 급진전되면서 4월 초 265억원의 군납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마땅히 했어야 할 상대 업체 기본적인 조사는 물론 배씨에 대한 어떤 검증과정도 거치지 않고 갑작스럽게 계약이 성사된 것이다. 이 직원은 “배씨와 그 일당들이 작정을 하고 사기를 칠 목적으로 지방공사에 접근했다고 확신한다”며 “그 당시 기본적인 조사만 했더라도 이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실제 인터넷 상에 ㈜진평이라는 회사는 웹사이트는 물론 어떠한 정보도 나와 있지 않다. 이 직원도 그 회사의 위치가 평택 미군부대 근처에 있고 거기서 군인들을 대상으로 함바집(공사장이나 군부대 부근에서 가건물로 운영하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라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현재 양평지방공사의 시스템에는 큰 문제가 존재한다. 기업 간의 거래에서 계약을 체결하기 전 상대 업체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그 회사가 어떤 능력을 갖추고 있는 지 분석하는 것은 기본중의 기본이다. 하지만 지방공사는 이러한 기본을 무시하고 사장이 독단적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일반 기업이 아닌 공기업에서 사장의 독단적인 행보를 막을 만한 제도도 없었고, 명목상 존재하고 있는 이사회도 아무런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현재 지방공사측은 계약 당시 상황과 계약 후 어디서 물건을 얼마큼 사고 그것을 어디서 집하한 후 ㈜진평에는 어떻게 납품했는지에 대한 일체의 내용을 재판에 계류 중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결국 이번 계약이 얼마나 허술했고 이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사람이 누구인지는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을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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