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수리부터 다문화가정·난치병 지원까지 ‘종합봉사’

“풀칠을 그렇게 설렁설렁 하면 나중에 다 떨어져. 꼼꼼하게 힘을 줘서 다시 해요.”

처음 봉사활동을 나온 대명봉사회 소속 이남연(31)씨는 추운 날씨에도 땀을 흘리며 열심히 도배지에 풀칠을 했지만 20년이 넘도록 봉사활동을 해온 전문가의 눈에는 차지 않았다. 하지만 남연씨는 “넵.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며 큰소리로 대답해 주위에 웃음꽃을 활짝 피게 만들었다.

 

▲ 지난달 29일 대한적십자봉사회 양평군지부협의회 회원들이 개군면 백양분 할머니 집수리를 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대한적십자봉사회 양평군지부협의회(회장 김미자)는 지난달 29일 개군면 백양분 할머니(68) 집수리 봉사활동을 펼쳤다. 불편한 몸으로 홀로 살고 있는 백 할머니를 위해 도배와 장판, 형광등 교체 등을 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지평봉사회의 이동희(양평군협의회 부회장)를 비롯해 지평면에서 지물포상을 운영하는 도배전문가 진인화 회원, 대명리조트 사원들로 구성된 대명봉사회의 김낙수, 이남연, 안동찬, 개명봉사회의 조병한(회장), 김미정, 김한경, 양평군지부협의회 총무인 이승남씨 등 9명의 회원들은 바쁜 시간을 쪼개 나누는 삶,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했다.

거동이 불편한 백 할머니는 “이렇게 찾아와주는 것만도 고마운데 집까지 고쳐주니 너무 고맙다”며 “자식들은 모두 떠나고 혼자 살며 외로웠지만 이웃에서 이리 관심 가져 주니 참으로 행복하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지난 1980년 양평읍의 물사랑봉사회로 처음 시작한 대한적십자봉사회 양평군지부협의회는 12개 읍․면과 대명직장봉사회, 물사랑봉사회를 포함해 모두 14개 지회, 회원 350명이 참여하는 봉사회로 성장했다. 규모나 활동에서 양평 최대 봉사회이다. 이들은 크게 단위봉사활동과 협의회 봉사활동을 통해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먼저 협의회 봉사활동으로는 매년 10가구 집수리 봉사활동을 펼친다. 군에서 나오는 약간의 지원과 회원들이 거둔 자체 회비로 수리에 필요한 자재를 사고 회원들이 직접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적십자 지원물품을 통한 어버이결연세대 지원(103세대), 취학계층 지원(52세대), 다문화가정 지원(10세대), 고령이산가족 지원(5세대), 난치병 학생 학비지원(50만원), 한부모 지원(3세대), 산모용품 지원(7세대), 화재구호(5세대) 등에 연간 쌀 1만2420㎏, 현물 포함 1590만원 상당의 지원금을 나눠주고 있다.

 

▲ 김미자 회장

14개 단위 봉사회는 자체적으로 매월 1회 이상 각종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군의 무한돌봄센터와 연계하여 일손이 필요할 때면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미자 회장은 “봉사활동을 외부에 알리면서 한다는 것이 부끄러워 그동안 언론 인터뷰 등을 하지 않았다”며 “협의회가 생긴 지 이제 8년째인데 그동안 열심히 활동해온 회원 모두에게 감사하며 앞으로도 꾸준히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시간과 돈이 없어 봉사활동을 못한다는 말을 들을 때 이런 말을 들려 준다. “소외계층은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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