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경영인 탐방(5편) - 개군면 강소농 류문환 회원

한우와 더불어 산수유로 유명한 개군면 계전리는 늦가을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산수유 열매가 크리스마스 트리의 알전구마냥 반짝이며 예쁘다.

큰길에서 한참이나 들어가 있는 농장에서는 낯선 이들의 발걸음소리에 몸을 움직여 일어나는 소들의 울음소리가 정겹게 들린다. “소도 없고 별로 할 말도 없는데…”라며 수줍어하는 류문환 회원을 만났다.

 

▲ 연매출 1억 원을 달성해 강소농으로 뽑힌 개군면 류문환 회원이 소에게 사료를 주고 있다.

서로 간에 “안녕하세요? 그동안 잘 지냈어요?”하면 될 터이지만 몸과 맘고생이 컸던 지난 구제역 파동이 떠올라 첫인사를 조금은 서먹하게 만들었다. 3년 전인 2010년 구제역으로 온 마음과 몸이 힘들었지만 그는 천상 농사꾼이었다. 

본인 것만 해도 82,644㎡(2만5천평)을 거두는데다 주변 일손을 거드는 것 포함해 한 해 5만평 이상의 농사를 짓고 수확하는 쌀만 수천 ㎏에 달한다. 그 많은 일을 무슨 수로 해 낼까 싶지만 도와주는 사람만 있으면 5만평의 쌀농사도 어렵지 않다며 우직하게 웃는다.

구제역으로 54마리의 소를 묻고 많이도 추웠던 그해 겨울…. 그나마 몇 마리 남아있던 소들에게서 난 송아지들이 이제는 다시 어미소가 되어 희망을 주는 단계가 되었다. 현재 류 회원은 52마리의 육우를 키우고 있고 송아지가 태어나면 암소는 내다 팔고 그것으로 수송아지를 사들여 거세를 하여 키우면서 수를 늘리고 있다. 모두 100마리를 목표로 열심히 일하고 있는 류 회원은 “이곳은 개발제한에 묶여 축사도 125평 이상 지을 수 없어 소도 키우기 쉽지 않다”고 말한다.

양평고 축산과를 졸업하고 농사일이 싫어 도시로 떠났지만 이내 농사일이 천직임을 깨닫고 곧바로 고향으로 돌아와 농사일을 시작했다. 1985년 소 파동 당시 입식자금으로 받은 돈으로 한우 사육을 시작했고, 돈을 벌면 무조건 땅을 샀다. 아버지한테 물려받은 600평의 땅으로 그렇게 시작했던 농사일이 지금은 논만 1만여 평이 넘고 축사도 2곳이나 된다.

류 회원은 “처음 농사할 때는 아버지가 해오던 그것처럼 우직하게 일만 했다. 그러다 정보의 필요성을 느껴 마을 이장일을 하며 많은 사람도 만나고 새로운 농사기술과 정보를 알아 가면서부터 농사일에 재미가 붙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1994년 후계농업인에 선정되고 이후 농업경영인과도 인연을 맺게 되었다. 2만5천 평에 달하는 벼농사는 소를 키우는데도 많은 도움을 주었다. 사료만큼이나 비싼 가격으로 거래되는 볏짚을 따로 구매할 필요가 없었고, 축사에서 나오는 축분은 또다시 벼농사에 중요한 거름 역할을 한다. 생산하는 쌀은 대부분 농협을 통해 출하하고 이중 유기농 인증쌀(4500평 규모)은 지방공사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또한 지인을 통해 직판하는 양도 4톤 가까이 된다고 하니 무시 못 할 양이다.

류문환 회원은 그동안 지역과 단체에서 많은 봉사활동을 해왔다.

 

▲ 강소농 모델로 인증받고 국비지원을 받아 지은 농산물 창고 앞에서 류문환 회원이 밝게 웃고 있다.

2001년 농업경영인 개군면회에서 총무로 2년간 활동한 후 곧바로 면회장직을 총 5년에 걸쳐 해왔으며 올해는 후배인 회장을 돕기 위해 부회장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농촌지도자회 개군면회 총무와 개군면 친환경협의회 총무, 개군농협 이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다.

바쁜 농사일에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은 아내 최관지씨와 그들 사이의 3남매이다. 든든한 맏딸은 대학 졸업 후 강남의 미용실에 근무하며 자신의 꿈을 키워가고 있고 현재 군복무중인 큰아들은 제대 후 경영학을 배우기 위해 외국유학을 준비하고 있다. 아버지와 같은 고등학교 동문이 되자는 약속을 지킨 막내도 이들 부부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자식이다. 

뒤돌아 나오는 길에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새로 지은 듯 보이는 농산물 보관창고에 ‘강소농 모델 농가 육성’ 표지판이 붙어있었다. 결국 그는 연소득 1억 원이 넘는 농사꾼이었던 것이다. 

사)한국농업경영인양평군연합회 사무실장 최상옥

*강소농은 유형별 경영혁신 모델 농가를 육성하는 사업으로 농촌진흥청과 경기도 농업기술원, 농업기술센터 협력으로 추진하는 사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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