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종교단체도 대거 참석 예정

8월 6일 행정대집행을 앞두고 두물머리 유기농민과 ‘농지보전 친환경농업 사수 팔당공동대책위원회’(팔당공대위), 두물머리밭전위원회 등 시민단체가 강제철거를 막기 위한 ‘행정대집행 전야’행사 열기로 해 4대강 사업의 마지막 저항지인 두물머리에 긴장감이 더해 가고 있다.

▲ 지난 7월 20일부터 국회, 광화문 일원에서 이어지고 있는 '두물머리 행정대집행 반대' 1인 시위.
시민단체들은 두물머리 일원에 유기농 텐트촌을 마련하고 8월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공사 강행을 반대하는 시민들과 함께 유기농지를 지킨다는 계획이다.

첫날인 4일에는 손학규 민주통합당 대선 예비후보가 방문해 900번째 생명평화미사에 참석할 예정이고 이어서 힐링음악회, 두물머리 달빛걷기, 모닥불 음악회 등을 개최한다.

5일에는 민주통합당의 이미경, 박기춘, 이학영의원을 비롯한 정치권 인사들과 종교계, 시민단체 등 500여명이 비폭력 평화행동 워크숍, 유기농집회 in 두물머리, 심야영화제 등 행사를 열고 행정대집행이 예고된 6일까지 밤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강제철거일인 6일에는 시민단체와 천주교연대 등 종교단체가 새벽 6시부터 생명평화미사와 기도회를 개최하고 두물머리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호소한다.

▲ 지난 7월 29일 서울 명동거리에서 팔당공동대책위원회와 농민, 시민단체 회원들이 '두물머리 행정대집행 반대' 거리홍보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
이에 앞서 두물머리 유기농민 4명은 3일 성명서를 발표, 행정대집행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했다.

성명서에서 이들은 끝까지 비폭력 평화행동으로 대응할 것임을 밝히고, “현재 정부가 조직폭력단체 등의 철거용역을 동원해 폭력적인 진압을 계획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농민들은 “두물머리 4대강사업 소송이 대법원에서 심리 중인데 강제철거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합리적인 상생안을 마련해 중재하고 있는 종교계와 정치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 '공사말고 농사'라는 현수막 문구가 눈에 띈다.

 <성명서 全文>

8월 6일 행정대집행을 앞두고 시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

시민 여러분! 저희는 남한강과 북한강 두 물줄기가 만나 하나의 큰 강을 이루는 경기도 팔당의 두물머리에서 유기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들입니다. 저희는 지난 2009년 6월부터 4대강사업으로 사라지게 될 강변의 기름진 유기농지를 지키기 위하여 3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정부를 상대로 끈질기게 저항해왔습니다. 그리하여 전국의 4대강 권역에서 모두 공사가 이루어졌지만 두물머리 만큼은 전혀 공사가 진행되지 못하였습니다. 이렇게 두물머리 유기농지를 지킬 수 있었던 힘은 개발과 성장보다 생명과 평화, 공존과 상생의 가치를 존중하는 종교계와 시민사회 등 우리 사회 각계각층의 연대와 협력 덕분이었습니다.

그런 두물머리가 이제 8월 6일 4대강 삽질에 의해 마구 파헤쳐지고 농민들은 삶의 터전에서 내쫓길 ‘풍전등화’의 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4대강사업의 완성을 통해 자신의 치적을 마무리하고 싶은 이명박 대통령의 과욕에 의해 결국 두물머리에 대한 행정대집행과 강제철거 처분이 내려졌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국토부의 폭력적인 행정대집행이 명백히 잘못된 행정행위임을 시민 여러분께 천명하고 즉각 중단할 것을 정부에 촉구하고자 합니다. 첫째, 두물머리 4대강사업의 정당성을 다투는 하천점용허가 소송이 현재 대법원에서 심리 중에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정치권과 종교계, 시민사회는 두물머리의 평화적인 해결을 호소하며 두물머리 일부만이라도 유기농장으로 조성하자며 정부에 중재안을 제안하였습니다. 오로지 4대강사업의 완성이라는 정치적 목표에만 집착하는 정부는 농민들의 진지한 호소와 종교계와 정치권의 중재도 모두 외면하고 있습니다.

이제 8월 6일이 되면 강제철거를 맨몸으로 막아내려는 농민과 소비자, 종교계, 시민사회의 저지선을 넘어 공권력를 대동한 용역업체의 철거작업이 시작될 것입니다. 정부 당국에 마지막으로 호소합니다.

-- 명분도 없고 절차적 정당성조차 상실한 행정대집행을 즉각 중단하십시오!

-- 농민과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십시오!

시민 여러분,

저희 팔당 농민들은 생명살림의 일꾼으로서 비폭력 평화행동을 원칙으로 저항해왔습니다. 지금까지 일체의 폭력과 물리적 수단을 자제해왔으며 맨몸으로 맞서왔습니다. 저희는 아무리 작은 생명일지라도 소중히 여기는 유기농의 정신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8월 6일 저희가 물리력에 밀려 강제철거 당하고 두물머리의 유기농지를 잃는 상황을 맞더라도 유기농의 가치를 지키려했던 저희들의 몸부림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임을 굳게 믿습니다. 저희들이 비록 힘에 눌려 무릎을 꿇더라도 우리나라 친환경 유기농의 발상지이자 상징인 두물머리의 유기농은 절대 쓰러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8월 6일은 4명의 농민들도 설득하지 못해 공권력과 폭력조직을 동원하는 무능하고 더러운 정치권력이 패배하는 날이요, 온갖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생명살림의 일꾼으로서 농지를 지켜온 농민들이 승리하는 날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팔당 유기농공동체운동의 생명과 평화를 향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역사적인 날이 될 것입니다. 저희 농민들은 그동안 함께 성원해 주시고 동참해 주신 모든 생명과 평화를 사랑하는 분들과 함께 팔당의 유기농 정신이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나가도록 중단 없이 나아갈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2012년 8월 3일

팔당 두물머리 농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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