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국민이 바라는 국회, 국회의원
총선 기획인터뷰 양선혜(만38세)씨

본지는 4‧15 총선을 맞아 주민들이 국회의원에게 바라는 목소리를 싣고자 다양한 연령과 계층의 주민들과 인터뷰를 진행한다.

그 세 번째 순서로 두 아이를 키우는 30대 주부 양선혜씨와 지난 13일 오빈리 한 커피숍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두 아이의 엄마이며 온라인공방 ‘하루’의 대표 양선혜다. 얼마 전까지 전업주부였다가 집에서 운영하는 온라인공방에 소소한 재미를 느끼고 있다. 수제 햇빛 가리개, 아기 목베개, 캘리그라피 액자 등의 수공예품을 만들며 남편, 아이들과 함께 전원생활을 하고 있다.

▲ 양평에 오게 된 사연이 있나

양평에서 태어나고 자란 양평사람이다. 고등학교 때까지 양평에서 살았는데 타지역 생활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그래서 인천에서 대학 시절을 보내고 부천에서 신혼생활을 했다. 대학생에서 두 아이의 엄마가 되기까지 양평을 16년 정도 떠나있었다. 타지생활을 좋아하는 편이라 이렇게 빨리 돌아올 계획은 없었지만 3년 전 남편이 중국근무를 마치고 양평을 사랑하는 마음을 표출해 고심 끝에 ‘돌아온 연어’가 됐다. 지금은 누구보다 양평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 돌아온 고향에서 느낀 어려움은?

처음엔 다시 양평에 적응하는 것이 힘들었다. 양평 기존주민 간 유대감이 워낙 강해 쉽게 친해지기 어려웠다. 그러나 처음이 어렵지 한번 친해지고 나니 이곳만큼 끈끈한 정을 주는 공동체도 없는 것 같다. 지금은 잘 적응해 함께 즐기고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한다.

▲ 양평의 30대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일자리다. 아이들이 9, 10살이 되었다. 다시 일을 시작하고 싶어도 양평에서 나에게 맞는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몇 달 전 양평군립미술관에 입사 지원했지만 낙방했다.

내가 설 곳이 없는 것 같은 마음이 들지만 그래도 이곳에서 하고 싶은 일을 계속 찾을 것이고, 할 생각이다.

▲ 주부로서 살아가기에 양평이란 곳은?

양평은 보수적인 느낌이 짙다고 생각된다. 변화를 두려워하고 기존의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최근 젊은 사람들의 유입이 늘어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양평은 시골이라는 이미지가 있고 주변 대도시들보다 거주자 연령대가 높아 변화에 대해 상대적으로 인색한 부분들이 여럿 발견된다. 그래서 조금은 불편하고, 답답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러나 삶에 여유가 넘치는 곳이다. 양평에 오기 전 살았던 부천의 삶과 비교하면 아이들의 삶, 나의 삶이 한층 여유로워졌다. 양평이라는 장소가 ‘쉼’이 되었고 이래서 사람들이 오나 싶다. 지금은 그냥 양평이 참 좋다.

▲ 정치에 관심이 있는지‧‧‧

관심은 있다. 그러나 주부의 입장에선 신경 쓸 게 많다. 대한민국 주부 중 정치에 다가가기 쉬운 사람이 몇이나 될까? 주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에게 ‘정치’란 어려운 주제다.

각 지역사회의 ‘일꾼’이라고 나오는 사람들의 성향을 일일이 다 파악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요즘 양평을 돌아다니면 예비후보들이 팻말을 들고 인사한다. 그들의 공약을 일일이 다 찾아봤음에도 여전히 후보들에 대한 판단은 어렵기만 하다.

한국 정치에 대해선 의사소통 부재의 답답함을 느낀다. 서로가 자기주장만을 펼치기 바쁠 뿐 시민의 소리는 듣지 않는다. 마치 어린아이들과 대화하는 것 같다. 기본적인 경청이 필요하다.

▲ 21대 국회의원 선거(4.15)가 다가왔다‧‧‧

최근의 정치 행태를 볼 때 내 한 표가 얼마나 소중한지 절실히 깨닫고 있다. 총선이 다가옴에 따라 후보들에 대한 관심도 또한 평소보다 높이고 있다. 지지하는 정당과 후보는 딱히 없다. 어느 정당이든 내건 공약과 약속을 잘 지키고 나라를 위해 성실하게 일하는 일꾼이라면 뽑을 생각이다.

따라서 인물보다는 공약을 주의 깊게 살피고, 그 공약이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가’에 중점을 두며 꼼꼼히 보고 있다.

▲ 기억나는 공약이 있나

대부분의 예비후보가 앞 다퉈 “여주‧양평의 규제를 완화하겠다”라는 공약을 걸었다. 그러나 인터넷으로 찾아봐도 정확히 어떤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건지 잘 나와 있지 않다.

난 이 공약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다. 규제의 필요성을 느낀다. 타지역에서 살 때 주변 사람들이 어디 출신인지 물어볼 때마다 ‘양평’이라고 대답하면 하나같이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에서 살아서 좋았겠다”라며 부러워했다. 양평이 좋은 이유는 ‘자연’ 때문이다. 우리 가족이 이곳으로 온 이유도 양평의 자연이 좋아서였다. 현재 젊은 엄마들이 양평으로 많이 유입되는 이유도 같다. 크면 사회로 나갈 아이들의 어린 시절에 맑은 자연을 선물해 주기 위해서다. 그러나 규제 완화와 난개발 방치로 자연을 잃어버린다면 양평을 찾을 이유가 없어진다. 무차별적인 규제 완화로 큰 변화를 모색하기보단 자연은 잘 보존하고 도로는 정비해 양평의 강점을 살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양평 사회가 지속가능한 길이라 생각한다.

▲ 당신이 뽑은 국회의원이 당선됐을 때 변화가 있었나

물론 사람이 바뀌었으니 어떤 변화는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실망했다. 나라의 복지는 좋아졌다고 하지만 그 복지는 이전보다 많은 세금에서 나온 것이다. 또 그 세금이 올바르게 꼭 필요한 곳에 쓰인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들었다.

변화가 필요한 것은 맞다. 그러나 너무 변하려고 하는 것도 문제라 생각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다 바꾸는 ‘뜯어고침’의 정치가 아니라 기존에 가지고 있는 것을 더 좋게 발전시키고 잘못된 것은 고쳐나가는 ‘새로고침’의 정치가 필요하다 본다.

소통과 상호신뢰, 배려와 존중이 있는 국회가 돼야 한다. 정치적 색깔이 다르다고 소통하지 않고 무조건 배척하는 모습은 그만 보고 싶다. 국익과 국민들을 위해 필요할 땐 손을 잡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정치를 통한 올바른 방향으로의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 생각한다.

▲ 비례대표 확대, 20~30대의 국회 진출 요구 등 젊은 유권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세대가 바뀜에 따라 그 세대의 생각에 맞추어 귀 기울이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존 정치는 중년층 이상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정치에 참여하는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며 연령별 격차가 벌어졌다. 노년과 중년, 청년층을 각각 대변하는 다양한 정치인들의 생각이 아우러질 필요가 있다.

▲ 30대가 필요로 하는 사회적 보장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법이 튼튼하게 보장되길 바란다. 똑같은 죄를 지어도 돈과 힘이 있으면 눈감아주고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는 후진적 사회보장에서 벗어나 작고 힘없는 어린아이와 같은 약자들이 법안에서 안전하게 보호받는 선진적 사회보장을 바란다.

성범죄, 아동학대, 학교폭력 등도 형량이 너무 약하다고 생각된다.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인권 보호라는 명목으로 가해자의 얼굴을 가려주는 법도 아이러니하다. 인권 보호의 기준을 세워 달라.

▲ 투표에 참여할 것인가?

당연히 참여할 것이다. 내 한 표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 있다. 단순한 ‘한 표’가 아니라 양평과 대한민국의 미래라 생각한다.

▲ 지금 현실에서 군이나 국가, 당선자에게 바라는 것은?

아이들이 우선이 되는 행복한 양평이 되길 바란다. 지역에서 자란 아이들이 자부심을 느끼고 ‘지역의 미래’를 위해 쓰임 받는 일꾼으로 자랄 수 있도록 아이들의 미래를 지켜 달라.

당선자에겐 국민을 위해 일하는 일꾼이 되어달라는 말을 하고 싶다. 국회의원의 감투에 가려 군민들을 낮게 보지 말고 낮은 자리에서 섬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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