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갑주 양평숲사람들 대표

2월 4일 숲 전문가인 이강오 백년숲 사회적 협동조합 상임이사의 강의와 함께 ‘양평숲사람들’ 창립총회를 하였습니다.

우리나라의 63%가 산림이며 양평지역은 평균보다 많은 70%가 산림지역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숲을 어떻게 경영하는가는 양평의 경쟁력과 직결될 수 있습니다. 그 동안 숲은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관리되거나 통제되어 왔습니다. 이제는 숲이 사회적 공간으로 사용되고 경영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양평숲사람들은 이러한 공감대를 확산하고 실제 가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모임을 처음 시작할 때 숲속 유치원을 원하시는 한 어머니가 참석하셨습니다. 숲에서 어린이들이 즐겁게 뛰어 놀 수 있게 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어린이뿐이겠습니까? 숲요양원도 가능하고 엄마 아빠들과 가족들이 숲에서 하고 싶은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 숲을 잘 경영함으로 삶이 더욱 행복할 수 있다면 양평의 경쟁력 또한 향상되는 것이겠지요.

숲에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나무를 자르고 운반하는 일만이 아니라 농산물을 재배하고 가공하고 숲에서 교육하고 숲에서 치유하는 일자리 등 다양한 일자리를 늘려갈 수 있습니다. 헬렌 니어링부부는 버먼트 숲에서 메이플시럽을 만들며 살아간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숲을 경영하는 새로운 기법이 필요합니다. 전문가들은 나무를 자르는 방법도 바꾸어야 한다고 합니다. 지금같이 한꺼번에 다 베는 것이 아니라 솎아베기를 하는 등 숲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면서 목재를 생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투자도 있어야 합니다. 산림로를 개설하고 부산물을 가공할 수 있는 시설도 필요합니다. 규제 위주의 행정도 변해야 합니다. 숲의 건강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숲속에서 생활할 수 있는 트리하우스와 같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러시아에서는 간이 별장과 텃밭인 ‘다차’가 일반화되어 있다고 합니다.

숲은 매년 3%씩 성장한답니다. 숲이 정상적으로 성장하면 환경도 개선되겠지요. 환경문제는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것입니다. 숲이 성장하지 않고 황폐해지면 당연히 대기오염은 가중되고 생활환경은 나빠집니다.

얼마 전 지인이 고등학교 졸업생이 쓴 글을 올렸는데 정부가 2045년에 GDP 6만불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에 대해 얼마나 환경을 더 파괴하면서 그 계획을 이룰 것인지 염려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어른보다 나으니 우리사회에 희망이 있는 것 같습니다. 숲은 우리의 욕심만큼은 아니어도 꾸준히 성장합니다. 환경을 파괴하는 성장이 아니라 자연의 이치에 따라 숲과 함께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새로운 삶에는 새로운 가치가 필요합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조화로운 삶, 소박한 밥상 뭐 그런 것들을 지향하면 의외의 곳에서 행복을 맛보기도 합니다. 어느 날 공복감을 즐겨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듣기 전에는 배가 고픈 것이 힘든 일이었는데 그 후로는 배가 고픈게 그렇게 싫지 않아 졌어요.

양평숲사람들이 특별히 준비되거나 능력이 있어서 나선 것은 아닙니다. 필요한 일이고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모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먼저 모여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가급적 현장성을 잃지 않으면서 공부를 하기를 원합니다. 너무 급히 서두르지도 않으려 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가까운 동네에서 모이는 모임으로 가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습니다.

우리가 숲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만 해보지 않았기에 두려움과 염려도 있습니다. 어렵게만 여겨지는 것들도 힘을 모으면 잘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필요가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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