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화 시인

신종 바이러스

 

잠시 열정은 숨기고 살자

행여 체온 뜨거워질라 조심조심

지금은 냉정으로 차가워야한다

 

안개처럼 퍼져가는 우울한 삶이라도

마스크 속 호흡으로 숨 고르기 하며

번잡스럽던 세상에게 치유의 기회를 주자

 

너무 무모하게 흥청거리는 인간의 욕망에

신들도 지쳐서 방관자가 되었으리라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엉켜버린 우주의 질서에서 길을 잃고

광속도의 전염병으로 흔들어대지만 결국

질퍽거리다 사라질 것이다

 

누군가 말해주지 않아도 우리는

다시금 반짝이는 세상의 주인이지만

이제부터는 자연을 파괴한 속죄의 마음으로

본연의 자리에서 제발 사람답게 살자

 

자꾸만 낯선 냄새로 으르렁거리는 재앙은

어쩜 인류종말의 경고일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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