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 선택부터 축사 건축까지 할 일 태산

벼농사가 어느 정도 정리되고, 본업인 자연 양계를 본격적으로 알아보았다. 초기 투자 자본 최소화와 경험 부족을 이유로 아버지가 사용하시던 40평 크기의 비닐하우스에 망을 치고 그늘막을 덮어서 사용하기로 계획하고 준비에 들어갔다.

병아리와 육추상자 만들기

양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병아리! 

 

▲ 원길호씨가 직접 만든 육추상자.

품종이 다양해서 어떤 종류를 선택해야 할지 막막하고, 부화장도 섭외해야 한다. 인터넷으로 여러 품종을 알아보고 부화장도 알아봐서 전화를 해 봤는데, 품종 선택은 고민만 되고 가격도 생각보다 비싼 편이었다. 

500마리를 생각해서 주문하려고 하는데, 규모가 큰 곳은 몇 천 마리는 되어야 주문이 가능하고 규모가 작은 곳은 취급하는 병아리 수도 적고 가격도 비쌌다. 

그래서 평택에 아는 형에게 부탁했다. 거기도 대량으로 취급하는 곳인지라 정상적인 주문이 아니라 여유분의 병아리가 있을 경우 빼줄 수 있단다. 품종은 요즘 많이 취급하는 품종이고 가격은 700원(이것도 대목인 삼복 출하시기와 맞물려서 비싼 것이라고…). 일단은 거기서 하기로 얘기를 해놓고 기다리기로 했다.

병아리의 경우 초기에는 연약해서 잘 죽기 때문에 육추상자라는 별도의 공간을 만들어서 한 달 정도 키워야 한다. 자연 양계에서는 전구나 전기시설을 이용하지 않고 자연열과 발효열을 이용해서 환경에 적응하게끔 키운다. 육추상자도 여러 가지를 고려하여 별도로 제작을 해야 한다. 다행히 설계도는 구해놓았기에 육추상자 제작에 들어갔다.

목재를 이용해서 만드는데, 흔히들 말하는 송판(판재)과 각목이 많이 들어간다. 자재를 사려고 알아봤더니 가격이 상당하다. 조카 녀석은 그냥 합판으로 만들라고 하는데, 그러기는 싫어서 집에 있던 목재 파렛트와 작은댁에서도 사용하지 않는 각재와 판재가 있어서 가져다 사용했다. 

육추상자에서 한 달 간 기른 후 횃대에 올라가서 자기 전까지 생활하는 중추상자(육추상자의 2배 크기)도 필요하기 때문에 자재를 사서 다시 제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육추상자와 중추상자 뿐만 아니라 먹이통과 횃대, 산란상(닭이 알을 낳게 만든 상자) 중 각재를 포함한 자재 목록을 뽑으니 220만 원 정도 나온다. 산란상에는 미송 합판을 사용하는데 이걸 빼고도 가구니 급수시설까지 하면 계사 한 칸에 30만원은 잡아야 할 듯 보인다. 이렇게 많은 비용이 들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양계 관련 정보 모으기

1년 치 영농일지가 필요한 친환경인증은 포기했고, 동물복지 인증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절차나 조건을 알아보았다. 

농림수산식품부 산하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동물보호과에 전화를 걸었다. 필요 서류 중에 ‘축산업등록증 사본’이 있어서, 면사무소 축산담당자에게 연락하니 작년 12월에 축산업 허가제 관련법이 변경되어 올해 12월부터는 하우스 같은 가건물에서 가축을 사육할 수 없으며, 고발조치 되니 정식으로 축사를 지어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런, 다시 원점이다. 하우스에서 시작하려니 축사 건축 후 이사하는 문제나 이중 투자라는 문제가 생기고, 축사를 짓자니 비용문제와 축사 부지 문제가 걸린다. 고민 끝에 축사를 건축하기로 결정했다. 

건축 관련 인허가 알아보기

 

▲ 계사를 짓기 위해 부지를 정리 중인 원길호씨.

규모를 결정해야 하는데, 알아보니 양계 축사 60평 이상은 허가가 필요하고 이하는 등록만 하면 된다. 양계 축사 45평 이상부터는 분뇨를 처리하는 퇴비사를 건축하거나 분뇨 처리업체의 위탁 처리 계약서가 있어야 한다. 우선은 작게 45평을 짓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조카에게 설계를 부탁했다.

군청에 전화를 해서 건축물 허가에 필요한 서류나 절차 등을 물어보았더니, 건축허가, 농지전용허가(전용 시에 세금을 내는데 농사를 짓던 사람은 면세라 30만 원 정도면 되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는 상당한 세금을 물어야 한다), 개발행위 허가, 분뇨 처리 관련 허가 등이 필요한데, 개인이 할 수는 없고 설계사를 통해 접수하라고 한다. 좀 아니다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건축사 사무소를 인터넷으로 알아보고 전화를 몇 곳 해봤는데 인허가 대행 비용이 상당하다. 이왕 비용이 들어가니 좀 더 크게 짓는 것이 유리할 듯해서 평수를 90평으로 늘리기로 했다.

자세한 내용은 상담을 해야 한다고 해서 군청 근처에 있는 설계사 사무소를 몇 곳 들러서 상담을 해봤는데, 비용 차이가 심하다. 다행히 마지막 들른 곳에서 300만원에 하기로 하고 계약금을 지급했다. 

계사 지을 부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해서, 원하는 위치를 얘기했는데 진입로가 확보되어야 한단다. 그래서 결국은 길이 붙어 있는 곳을 골랐으나, 현재 고추가 심어져 있고, 민들레 키우는 하우스도 걸쳐져 있다. 아버지께 허락을 구하고 위치 확정했다.(8회로 이어집니다.)

원길호 씨의 ‘콩세알 귀농일기’ 블로그(http://3bean.tistory.com/)를 방문하시면 더욱 자세한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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