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 “그나마 양서고 입학했는데…” 경기도교육청에 대안 요구

양서‧서종면 지역 중학교 졸업생들이 농어촌소규모전형을 통해 해마다 10명 안팎의 학생들이 양서고등학교에 입학해왔지만, 내년부터는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 

 

▲ 양서고 농어촌특별전형 고입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와 학교 관계자들이 경기도교육청 장학사의 설명을 심각한 표정으로 듣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지난해 8월 양서고에 발송한 공문을 통해 오는 2013년부터는 농어촌소규모전형을 포함한 특별전형 자체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뒤늦게 통보해 왔기 때문이다.

양서고는 농어촌지역 읍‧면단위 중학교 출신학생으로 3학년 정원이 60명이하인 소규모 학교 졸업(예정)자에 대한 농어촌소규모전형을 통해 전체 입학생 223명 중 30명을 특별전형으로 배정해 왔다. 그러다 지난 2009년 3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중 학교장이 입학전형에서 선발권을 가지는 조항 자체가 삭제됐다. 

결국 고입에서 이 같은 특별전형 자체가 사라짐에 따라 대부분의 고교에서는 2009년 이후 농어촌소규모전형이 폐지됐지만, 양서고의 경우는 그렇지 않았다. 도교육청 담당 장학사가 시행령 개정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양서고의 농어촌소규모전형을 2015년까지 승인해준 것이다.

이런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양평군 학교운영위원회연합회(회장 진훈상)는 지난 9일 학부모 1000여 명의 서명을 받고 양서고의 농어촌소규모전형을 2015년까지 인정해 달라는 탄원서를 도교육청에 제출하는 등 교육청의 방침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도교육청은 학부모들의 탄원이 이어지자 지난 13일 양평교육지원청 별관에서 양서고 입학설명회를 열고 진화에 나섰다. 설명회에는 양수‧서종‧국수중, 양수초 교감과 각 학교운영위원, 학부모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진훈상 회장은 “도교육청 공무원이 이미 2015년까지 농어촌소규모전형을 승인했는데 이제 와서 그것이 잘못되었으니 당장 내년부터 폐지하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우리 지역에 버젓이 고등학교가 있는데 이를 두고 아이들을 타 지역으로 보내라는 것은 해외로 나가라는 말과 다를 바 없다”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최옥현 장학사는 “2009년 시행령 개정으로 고입에서 특별전형 자체가 사라져 타 학교는 모두 특별전형을 폐지했지만 양서고의 경우 그 사실을 모르고 있던 도교육청 관계자가 지난 2010년 오는 2015년까지 농어촌소규모전형을 인정해주겠다고 승인한 사실이 있다”고 확인한 뒤 “따라서 2012년 입시까지는 폐지를 유보했으나 2013년부터는 농어촌소규모전형을 포함한 특별전형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지난해 8월 양서고에 발송해 대비토록 했다”고 말했다.

최 장학사는 그러면서 “농어촌소규모전형을 유지한다고 해도 지난해 양서‧서종지역의 학생들이 양서고에 입학한 수는 7명에 불과하다”며 “특별전형이 아닌 근본적인 해결책을 지역에서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양수중 최여영 교감은 “다른 곳과 달리 이 지역의 학생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주된 원인이 바로 양서고가 있기 때문인데 소규모 전형을 보고 지역으로 전학 온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어떻게 설명하겠느냐”고 따졌다.

또 서종중 김진리 교감은 “그나마 특별전형으로 몇 명 안 되는 학생들이 혜택을 받아왔는데 이마저도 없앤다면 차라리 양서고가 없는 편이 더 낳지 않겠느냐”고 분노 섞인 목소리로 성토했다.

참석자들의 불만이 이어지자 도교육청 천상봉 사무관은 “양평지역에서 양서고로 인한 여러 문제를 우리도 충분히 알고 있다”며 “여러분의 의견을 종합해 교육감에게 보고하고 다시 의논토록 하겠다”고 밝혀 기존의 절대 불가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났다.

도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현재의 소규모전형을 유지한다고 해도 지역의 학생들이 양서고에 입학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며 “전체 입학정원의 과반수 정도를 지역의 학생들에게 할당하는 ‘지역할당제’와 같은 근본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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