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찬성하는 주민들 현장 찾아와 마찰 빚기도 해

17일에 이어 18일에도 두물머리에 대한 4대강 공사가 강행되고 있는 가운데 곧 공권력까지 투입될 전망이어서 긴장감이 더해가고 있다.

▲ 시공사의 공사 강행에 맞서 두물머리 농민들과 팔당공대위 회원들이 차량으로 공사진입로를 막고 있다.

국토해양부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이 두물머리 농민들에게 18일까지 자진철거를 통보한 가운데 시공사측은 전날에 이어 굴착기와 불도저, 덤프트럭 등의 장비를 동원해 공사를 밀어붙이고 있다.

공사를 막기 위해 두물머리 농민 4명을 비롯한 농지보전 친환경농업 사수를 위한 팔당공동대책위원회(팔당공대위)와 천주교연대 신부들, 밭전위원회 회원 등 50여 명은 이날 오전 6시부터 공사장 입구에서 연좌농성을 이어갔다.

일찍부터 현장으로 나온 양평경찰서 관계자는 “어제 기연건설 측에서 공사방해혐의로 고발장을 접수했고 법적으로 문제없는 공사를 방해하고 있으니 경찰 측에서도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입장”이라고 말하며 공권력 투입이 임박했음을 예고했다.

▲ 18일 오전 9시 30분 4대강 공사를 찬성하는 지역주민들이 현장을 찾아와 “두물머리와 상관 없는 외지인은 물러가고 더이상 공사를 방해하지 말라”며 시위를 벌였다.

이런 가운데 오전 9시 30분, 4대강 공사를 찬성하는 지역단체 소속 회원 30여 명이 공사현장을 찾아와 “외부인들을 끌어들여 계속해서 공사를 방해한다면 더 이상 보고만 있지 않겠다”고 경고하며 1시간가량 피켓시위를 벌여 이 일대가 한때 아수라장으로 변하기도 했다.

양수리 주민이라고만 소개한 전경오 씨는 “역린지화(逆鱗之禍)라는 말을 아느냐? 그동안 지역주민들이 지켜보기만 했는데 외지인까지 불러와 공사를 방해하느냐?”며 “우리도 더 이상 보고만 있지 않고 계속 공사를 막으면 행동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한강지키기운동본부 양평지역본부 손기용 대표는 “그동안 언론에서는 농민들의 말만 듣고 양수리 주민들이 모두 공사를 반대한다고 보도했지만 실상은 지역민 90% 이상이 공사를 찬성한다”며 “지금 우리들은 공사가 늦어지고 있어 가슴이 찢어지게 아프다. 3년을 참았으니 이제는 더 이상 못 참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몇몇 회원들은 시공사측에 빨리 공사를 시작하라며 고함을 지르고, 불도저를 가로 막고 있던 사람들에게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이에 대해 팔당공대위 유영훈 위원장은 “우리가 지역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면 정말 죄송하다”면서 “하지만 우리만 잘 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양수리 전체가 잘 사는 길이라는 생각에 이렇게 공사를 막고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팔당공대위 방춘배 사무국장은 “개발을 찬성하는 단체들이 공사를 강행하는 것과 동시에 이곳 두물머리에 현수막을 걸고 한 달 동안 집회신고를 냈다”며 “이것은 농민들과 갈등을 일으켜 공권력이 들어올 수 있는 빌미를 만들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 공사를 시도하는 불도저를 몸으로 막고 있는 ‘두물머리 밭전위원회’ 소속 회원들.

한편, 두물머리에 공사 강행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를 저지하기 위한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움직임도 활발해 지고 있다.

팔당공대위는 18일 오후 7시 쌍용자동차 분향소가 설치된 서울 대한문 앞에서 쌍용차 해고노동자와 용산참사 유가족,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과 함께 두물머리 강제철거 저지를 위한 촛불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 오는 19일에는 김두관 민주통합당 대선 예비후보가 두물머리를 방문해 오후 3시부터 천주교연대가 진행하는 생명평화미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  18일 오전 8시 농민, 천주교사제, 팔당공대위 회원 50여 명이 공사 저지를 위해 연좌농성을 하고 있다.

▲ 18일 오전 8시 50분 시공사측이 덤프트럭을 앞세우고 공사를 강행하려 했으나 이를 막는 농민과 시민들에게 가로 막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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