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저지 나선 농민들과 대치 중

두물머리 4대강사업 시공사 코오롱건설이 17일 새벽 6시 기습적으로 공사를 강행해 이를 저지하고 나선 농민들과 충돌이 발생했다. 하지만 양측 모두 가벼운 몸싸움 정도에서 그쳤고, 오전 11시부터 계속 대치 중이다.

 

▲ 17일 오전 6시경 두물머리 4대강 사업 시공사인 코오롱 건설이 포클레인과 용역업체 직원들을 앞세우고 공사를 강행했다

이번 공사강행은 지난 16일 국토해양부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의 행정대집행에 대해 종교계와 시민사회, 정치권이 우려를 나타내며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이뤄졌다. 

코오롱건설은 이날 아침 6시쯤 굴삭기 등을 앞세우고 아무런 예고 없이 공사를 시작했고, 7시 30분 이를 발견한 농민들과 지역주민, 천주교연대 등이 중장비를 막으며 충돌이 일어났다. 

 

▲ 17일 오전 8시경 시공사의 공사강행에 농민들이 맨몸으로 공사를 저지하고 있다.

이후 시공사는 10시쯤 다시 공사를 시도했지만 팔당공동대책위원회, 농민 등 20여명이 중장비의 진입을 몸으로 막고 현재까지 대치 중에 있다. 이 과정에서 코오롱건설은 용역경비업체 직원 10여명을 동원해 바리케이드를 치며 현장진입을 막는 등 한 때 긴장감이 높아지기도 했다.

시공사측은 공사 방해에 나선 이들을 이날 오후 1시 30분 업무방해혐의로 양평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하는 등 공사 강행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시공사 현장소장은 “이번 공사는 국토부의 행정대집행과 아무 관계가 없다”며 “지난번 재판에서 공사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진 구간에 대한 공사일 뿐”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 17일 11시경 대치가 길어지면서 현장의 농민들이 심각한 분위기로 이후 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에 대해 두물머리 농민들은 “대법원 판결도 남아 있고 정치권, 종교계, 시민사회에서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며 중재에 나서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시공사가 기습적으로 공사를 시작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국토부가 직접 농민들과 대화에 나서 풀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팔당공대위 방춘배 사무국장은 “정부가 행정대집행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커지자 코오롱건설을 시켜 물리적 충돌을 유발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평화적인 해결을 바라는 시민들의 염원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고발장을 접수한 양평경찰서 관계자는 “고발장이 접수된 이상 농민들이 계속 공사 방해에 나선다면 법적인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 이후 두물머리 현장에 공권력 투입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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