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나 청년활동가

지난 11월은 양평 청소년의 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청소년의 행사들로 넘쳐났다. 교육청과 학교, 마을이 연합한 ‘난장판 Art Festival’을 시작으로 YP아트홀의 청소년 우수공연 초청전 ‘울아비 정초부’ 공연, 양평교육지원청이 ‘톡! 톡! 행복한 양평교육’이라는 주제로 진행한 공감토크, 그리고 ‘제19회 대한민국 청소년 영화제’가 양평에서 개최되었다.

무엇보다도 양평에서 청소년들을 위한 첫 콘서트로 ‘청소년 G-Wave 콘서트’와 ‘제8회 YP1318STAR’가 양일간 진행되었다. 정말이지 청소년들이 이곳저곳에서 즐기고 참여하느라 바쁜 한 달이었다.

불과 3년 전, 양평은 청소년 활동과 행사, 청소년들이 갈 수 있는 공간이 전무한 곳이었다. 청소년들이 즐길 수 있는 꺼리라곤 PC방, 노래방이 전부였고, 돈을 내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한 군데도 없었다.

이러한 현실을 알게 된 지역 어른들이 나서서 청소년들이 돈이 없어도 쉴 수 있고, 놀 수 있고, 모일 수 있는 ‘와락’, ‘별빛누리’와 같은 공간을 만들기 시작했고, 청소년들의 공간이 생기자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청소년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또한, 양평이 혁신교육지구에 선정되고, 학교와 마을공동체들이 소통하기 시작했으며, 아동‧청소년에 대한 지원이 대폭 확대되었다.

민간 영역에서는 각 면단위 활동가들이 공간지기위원회, 민‧관협력위원회를 구성하여 각 마을과 소통하고, 청소년 활동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떻게 몇 년 사이에 청소년들의 활동이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었을까? 민간 영역에서 활발히 활동했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청소년들의 공간과 사업비를 지원해줬기 때문에? 그렇다. 민과 관이 협력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먼저, 민간 영역에서 각 마을의 활동가들이 자신의 사비를 들여 청소년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장을 마련해주었다. 그랬기에 ‘YP1318STAR’와 같은 아동‧청소년들이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청소년 문화 축제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비록 투표권이 없는 청소년들이지만 지자체에서는 양평에서 살아갈 청소년들을 위해 청소년 공간과 사업비를 아낌없이 지원하였다. 현재는 양평읍뿐만 아니라 각 면 단위로 청소년 공간을 확대하기 위해 마을 활동가들과 끊임없이 협업하고 있다.

참으로 서로 협력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양평이다. 자신의 이익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양평 청소년들의 이익과 그들이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마련코자 하는 민‧관 협력의 모습을 양평처럼 갖춘 곳이 얼마나 있을까. 아직 다른 연령층에 비해 사업지원 비율이 낮은 건 사실이지만, 이제는 청소년 예산이 우선순위로 꼽힌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지금처럼 지자체에서는 양평에서 살아가고 어른으로 성장해나갈 청소년들을 위해 아낌없는 투자를 해주시길 바란다. 어느 면 단위에만 편중되지 않고, 양평군 청소년들이 모두 평등하게 지원 받을 수 있고 활동할 수 있도록 협력해주시길 바란다. 또, 민간단체들은 청소년 활동이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니 각 마을의 청소년들을 발굴하고, 이 청소년들이 양평에서 미래를 꿈꾸며 살아갈 수 있도록 불쏘시개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요즘 청소년들에게 ‘무엇을 하고 싶어?’라고 물으면 대부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고 대답한다. 꿈도 없고, 당장 하고 싶은 것도 없다. 어른들이 청소년들을 위한 지원을 해주고, 장을 마련해주는 것이 끝이 아니다. 청소년들도 함께 움직여야 한다. ‘양평에는 아무 것도 없기 때문에 청소년의 미래가 없다’고 좌절하지 말고, ‘아무 것도 없기에 뭐든 만들어 낼 수 있고 양평에서 내 미래를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함께 청소년의 미래를 만들어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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