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옥 시인/ 시가람 회원

손톱

노인의 손톱을 깎는다

봄날 삭정이 부러지는 소리에

겨울 볕이 달아난다

 

노인의 손톱은

거북손을 닮았다

 

노인의 몸뚱아리 중

가장 튼튼하고 옹골차다

 

해줄 것이 많지 않은 아들

자위하듯 계단에 앉혀놓고

소통을 시작한다

 

-우리 아버지 손톱만 키우시네

 

얌전히 손목을 맡긴 노인

헤벌쭉 입안 가득 침 고인다

송태옥 시가람 동아리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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