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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에 훅~ 간다이강촌 수필가(양평수필사랑 회원)

“하나~돈 좋아한다는 소리 듣지 말라/ 둘~술 좋아한다는 소리 듣지 말라/ 셋~여자 좋아한다는 소리 듣지 말라.” 

지금으로부터 이십 팔년 전, 부모 품 떠나 지방에서 서울로 유학가게 된 아들, 그 시절 서울에는 대학생들의 데모로 대학 분위기가 시끌시끌하던 시절이었다. 위험한 함정이 많아 보이는 세상에 갓 스무 살의 머슴애, 발가벗겨 내몰리게 된 그 아들이 염려 되어 자필로 써서 아들에게 준 글이다.

그 글이 지금까지 사십대 중반인 아들의 책상 앞에 붙여져 있더라, 아들의 삶에 지침이나 참고가 되고 있는지 아들네와 떨어져 살고 있고 따라 다니지 못하니 모를 일이지만, 아직까지 부모 눈에 보이는 모습이나 느낌은 다행이라 여기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는 중이다.

요즈음 유명한 사람들, 높으신 분들이 금전 문제, 여자문제, 술 문제로 곤란해지는 것 보고 있노라면 나의 아들들은~? 하는 아슬아슬한 마음에 그때마다 다시 챙겨 보고 멀찍이에서 들여다본다.

낯설고 낯설은 '미투' 운동으로 나라전체가 시끌시끌하다. 피해자들의 호소를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위로해 주라고 말들하고 있지만 그게 어찌 위로한다고 위로 될 일인가. ‘나도 당했다’라는 의미의 미투 운동은 지금 절정에 달해 진행 중이다. 죄를 대중에 폭로하고 이를 연대를 통해 해결하고자 한다. 그 수많은 고백들은 나라 전체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성범죄에 노출되어 있는지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더 이상 성범죄를 혼자만의 문제로 담아두고 묵과하지 않겠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또한 남성과 여성, 스승과 제자, 선배와 후배 등 수많은 권력관계에 있어 약자가 강자에게 동등한 인격체로 대우받고 못하고 있는 사회에 대한 고발이기도 하다. 또 한편으로는 잘못되어가고 있음을 빤히 아는데도 애써 외면하고 아닌 것 마냥 비닐 한 장 슬쩍 덮고서 넘어가려했던 일들은 ‘미투’라는 불씨가 번짐으로써 폭발하여 곳곳에 잔해가 낭자하다.

‘미투운동’은 피해자만이 안타까운 것은 아니다. 우리가 평소 존경하고 사랑하고 지지했던 사람들이 ‘미투’라는 돌팔매를 맞고 몸을 가누지 못하고 휘청거리는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그 또한 혼란스럽고 아프다. 곳곳에 모셔지고 널브러져있는 가해자들의 흔적들을 지우고 또 지우려고 한다지만 아무리 고급세제로 지운다고 그게 반짝거리게 지워지겠는가. 그들을 지지하고 사랑하고 존경했던 그 귀한 마음은 어이 지우며 다스려줄 것인가. 그렇게 무너지는 인재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들의 뛰어난 재주와 능력이 한량없이 안타깝다. 어이하다가 자기성적결정권을 제어하지 못하고 함부로 다루다가 그렇게 주저앉아 버리고 심지어는 세상을 버리기까지 하는가. 또 그의 가족들이 겪을 놀람과 아픔이 남의 일 같지 않게 큰 아픔으로 다가온다.

말 한마디나 순간의 행동으로 단번에 훅~가버릴 수 있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그 한마디나 순간의 행동에는 그가 평생을 살아 온 환경과 철학과 품격이 품어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진정 행복한 삶은 어떤 것일까.

다시 나 개인으로 돌아 가 아들들의 삶에 기도를 드리고 싶은 심정이다. 아들 형제가 어느 한순간도 초심을 잃지 말고 지금 사회에서 중심세대인 그들이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고 자신과 부모의 자존심을 지켜 주기를 그리고 책임져야 할 가족을 귀하게 여길 수 있기를 당부하고 싶다. 달리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어미는 아들들의 오늘의 삶을, 발자국 소리 숨소리도 죽이면서 기도하고 있을 따름이다.

답답한 가슴 풀어내기라도 하려는 듯 항간에는 이수진의 ‘한방에 훅~간다’라는 노래가 유행하고 있다.

“청춘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한방에 훅 가는 게 청춘이더라/ 사랑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한방에 훅 가는 게 사랑이더라/ 돈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한방에 훅 가는 게 돈이더라 ~~~/명예 명예 잘 나갈 때 잘해라, 돈도 명예도 한방에 훅 간다.” 

이강촌 수필가(양평수필사랑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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