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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존재들을 위하여’

Q. 요즘 친구들 때문에 고민이 많습니다. 원래 같이 다니던 친구들이었는데, 모이면 선생님, 부모님, 친구들까지 욕을 너무 심하게 해서 아예 혼자 다니고 있습니다. 밥도 혼자먹습니다. 그 이후부터 친구들이 몰려와 재수없다고 욕을 하고 몸을 툭툭 치고 다닙니다. 저는 혼자다보니 무섭기도 합니다만 제가 뭔가 잘못한걸까요? 남들이 욕하면 같이 해야 친구가 생기나요? 학교다니는 게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습니다. 지금은 누구든 저를 모른 척하는 게 좋습니다. 앞으로 학교를 더 다녀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Q. 많은 경우에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하면 미움을 받습니다. 이것이 어른들이 말하는 현실입니다. “사람들 원래 다 그래”, “뭐 그런 걸로 그래” 이 몇 마디로 사람들은 정당성을 얻습니다.

이걸로 끝난다면 아무 문제없겠지만 같이 욕을 안하는 사람에게는 “쟤 왜 잘난 척 해!”라는 말을 합니다. 그리고 이 말은 모든 이들에게 퍼져나갑니다. 입바른 말을 하는 사람이 잘난 척 하는 사람이 되는 건 한 순간입니다. 옳은 말을 인정하면 자신이 나쁜 사람이 되기 때문에 옳은 말하는 ‘사람’을 혐오하거나 공격합니다. 그럼으로써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합니다. 질문한 학생은 이 진실을 아는 것 같습니다.

하나의 집단에 들어가기 위해서 누군가를 미워하고 욕을 해야 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요? 기원전 399년에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것도 자신이 피고로 선 법정에서 말입니다. 그 사람이 바로 소크라테스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사람들과 대화하기를 좋아했습니다. 물론 대화 상대방인 사람들 중 일부는 소크라테스와 대화하는 것을 싫어했습니다. 소크라테스가 상대방의 논리가 왜 잘못되었는지 하나하나 따져 물었기 때문입니다. 소크라테스는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유명한 장군, 라케스에게 용기란 무엇인지 묻습니다. 라케스 장군은 “군의 대열에서 적을 마주하고도 달아나지 않을 자세가 되어 있다면, 그 사나이는 용감하다고 할 수 있소”라고 대답합니다. 소크라테스는 스파르타와 페르시아의 전장에서 벌어졌던 일을 예로 들어 라케스의 말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소크라테스는 우리가 믿고 있는 상식이 왜 틀렸는지 증명하는 것을 자신의 삶의 목표로 삼았습니다. “나는 숨을 쉬는 한, 그리고 지적 능력을 잃지 않는 한, 철학을 가르치고, 사람들을 훈계하고,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 진리를 명료하게 밝히는 일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오.” 자신이 기소된 아테네 법정에서 절대로 자신이 한 일을 후회하거나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그의 신념은 이성과 선함에 대한 철학적인 태도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인 <철학의 위안>에서 저자 알랭드 보통은 상식이나 사람들이 갖는 잘못된 믿음 - 타인을 비난해서 자신이 정당성을 얻는 삶의 태도 -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소크라테스의 죽음에는 우리로 하여금 옳지 못한 명분을 품게 할 수 있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우리가 만약 다른 사람들로부터 잘못되었다고 비난받을 때 무조건 자신이 옳다는 식으로 어린 아이처럼 고집을 부린다면, 우리는 소크라테스의 이야기에서 거부의 정당한 명분보다는 단순히 거부하는 자세를 미화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늘 이성의 명령에 귀를 기울이려고 노력한다면, 우리는 최고의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다수의 사람들이 믿는다고 정의는 아니고 매도당한다고 불의도 아닙니다. 알랭드 보통은 책에서 이성에 기반한 ‘논리의 법칙’을 지키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철학을 무기로 써야한다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슬픈 현실이지만 ‘불안한 존재들을 위하여’(부제) 위로를 해주는 책 알랭드 보통의 <철학의 위안>을 읽어보면 어떨까요? 타인을 비난하는 것이 싫은 것이 아니라 ‘왜 잘못된 것인지’ 스스로 논리를 갖추는 것으로 신념을 갖는다면 아주 어려운 시간이겠지만 그 시간을 건널 때 힘을 줄 것 같습니다. 

양평시민의소리  webmaster@yp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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