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현장>무분별한 하천 공사 신중해야
“어릴 적 친구들과 물놀이하고 고기 잡던 추억이 하천 정비라는 갑작스런 공사로 모두 날아가 버렸다. 후손에게 물려줄 소중한 자연환경을 이렇게 무분별하게, 주민에게 제대로 알리지도 않고 처리하는 양평군 행정행위가 너무 야속하다.”
지난 주 본지로 걸려온 제보자의 한탄이다. 지난 9월 시작된 청운면 흑천 일원의 하천 공사가 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도 않았고, 환경파괴로 이어지고 있다는 내용이다.
지난달 28일 여물리체험마을 앞 흑천에서는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었다. 제보자는 “군에 문의하니 홍수예방을 위한 공사고, 업체에 퇴적토를 매각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최근 20년 간 홍수도 나지 않았고, 체험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이 물놀이도 하는 곳인데 다 망가졌다. 이런 공사가 진행될 것을 알았다면 주민들 다수가 반대했을 터인데, 주민 일부에게만 알리고 사업을 진행했다. 하천 정비는 꼭 필요하지만 이런 식으로 다 파내고 망가트리지 말고 자연환경도 살리는 방법을 찾아서 진행해야 친환경 양평에 걸맞은 것 아닌가”라고 한탄했다.
해당 사업은 안전총괄과가 진행하는 것으로 ‘지방하천(흑천) 퇴적토 매각 사업’이다. 목적은 수년간 하천바닥에 쌓인 준설토를 정비해 유수를 원활히 하기 위함이다. 퇴적토 매각 방식을 추진한 것은 예산 절감 차원이다.
이 사업은 청운면 가현리 457~다대리 518번지 일원 3㎞ 하천 정비로, 내년 3월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퇴적토 매각을 통해 1억4400만원의 수익을 거뒀다.
군 담당자는 “사업 시행 전 세 차례 주민설명회를 했지만, 주민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 같다. 1차 구간 공사를 끝내고 주민공청회를 제대로 해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이전에는 군이 직접 사토처리를 했는데 사토장 확보에 어려움이 컸다. 퇴적토 매각 방법을 통해 9억원이 넘는 예산 절감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빠르면 이달 초순 주민공청회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