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나 청년활동가
전국적으로 요즘엔 ‘청년’이라는 키워드가 대세인 듯하다. 서울시에서는 청년수당을 기존 7천 명에서 3만 명으로 늘리며 청년들에 대한 대폭 지원에 들어간다. 양평만 봐도 곳곳 현수막에 청년을 위한 사업들에 대한 홍보가 넘쳐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넘쳐나는 사업과 홍보들에도 불구하고 양평의 20~30대 청년들의 사업 참여가 원활하지 않은 모양이다. 양평에는 청년들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일까? 양평의 청년(20~39세 기준) 비율은 양평 전체 인구의 27.2%(2018년도 기준)로, 경기도 전체 평균 28.28%보다는 낮기는 하지만 현저한 차이는 없기에 양평군에 청년들이 ‘없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
눈에 보이지 않는 비율을 제쳐두고 금요일 저녁부터 주말까지 양평시장길을 걸어본 사람들은 양평에 청년들이 많다는 것을 알 것이다. 이들이 주로 가는 곳은 카페, 호프집이다. 카페마저도 양평에서는 오후 11시에 모두 닫아 청년들은 주말이면 호프집으로 모인다. 자, 이제 양평에 청년들이 ‘없다’라고 말할 수는 없겠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양평을 떠날 청년들이 아닌 남을 청년들을 초점에 두고 양평 청년들은 왜 청년정책과 사업들에 관심이 없을까 하는 질문을 던져본다. 양평에서 펼치고 있는 정책과 사업들은 진정 청년들이 원하는 사업들인가? 청년사이다, 청년정책위원회, 국민디자인 등 여러 공론의 장이 있지만 2, 30대 참여 비율도 낮을 뿐 아니라 중복되는 청년들이 많아 일부 청년들의 의견만 듣고 있다. 결론은 대다수 청년의 이야기를 듣지 못하고 있다.
근본적인 문제는 청년들이 모일 수 있는 청년들만의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이전 기고글에서도 청년들의 공간이 없다는 것을 지속해서 이야기했기에 이번에는 양평 청년 한 사람의 입장으로 청년이 원하는 공간을 제안해보고자 한다.
먼저, 청년들이 쉽게 갈 수 있는 곳에 있어야 한다는 점, 즉 접근성이다. 일전에 어떤 분께서 “양평은 교통이 불편하지 않다. 차로 다니기 편하다”는 이야기를 하셔서 그곳에서 듣고 있던 청년들이 모두 화가 났던 적이 있다. 양평이 교통이 편하다고? 대중교통 이용은 절대적으로 불편할뿐더러 청년들은 차가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차량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청년들, 대중교통이 잘 갖추어져 있지 않은 양평을 고려한다면 청년들이 쉽게 갈 수 있는 곳에 공간이 위치해야 할 것이다. 역에서 멀지 않은 곳, 양평 시내권에 청년들이 걸어서 편하게 갈 수 있는 곳에 공간을 조성하길 제안한다.
두 번째는 독립된 공간과 공유 공간의 조화, 공간구성이다. 청년들의 대표적인 공간으로 대두되는 ‘서울시 청년청’은 청년들의 독립적인 활동 공간과 코워킹 공간을 마련해 개인작업과 공동작업 둘 다 놓치지 않는 구성을 보여준다. 청년들이 자신의 작업을 할 수 있는 조용하고 안락한 분위기의 공간이 마련된다면 카페에서 오랫동안 앉아있어 눈치 보던 청년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코워킹 공간이 구성되어 청년들이 서로 네트워킹 할 수 있는 공간을 통해 청년정책과 사업을 구상하고, 협업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공간이 주는 분위기일 것이다. “어떤 청년 공간이 생겼으면 좋겠어요?”라는 질문에 한 청년은 “구멍가게 앞 평상 같은 느낌”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런 분위기의 청년 공간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경계심이 들지 않는 곳, 눈치 보지 않고 있어도 될 것 같은 분위기, 머물고 싶은 안락한 청년 공간이 양평에 조성되길 바란다. 몇 년 전까지 꿈도 못 꿨던 이런저런 청년 사업들을 양평에서 구상해보는 재미가 있다. 청년들과 함께 ‘청년들의 아지트’에서 정책과 사업을 고민할 날이 하루빨리 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