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 박경진 서종어린이집 원장

11월에는 재원 원아 수요조사를 하고 12월에는 신입원아를 모집한다. 어린이집 신입원아 모집기간이 다가오며 입소 문의를 하는 전화가 많이 온다. 학부모님들의 전화 상담을 통한 첫 번째 질문은 입소가 가능한지이다. 현재 입소가 가능한가, 그렇지 않은가에 대해서 답변을 해 드리지만 아이가 입소하는 어린이집에 대해서 어떤 부분을 질문을 해야 하는가를 이번 칼럼의 주제로 삼아 보았다.

우리 아이에게 좋은 어린이집은 우리 아이와 잘 맞는 어린이집이다. 우리 아이와 잘 맞을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인가에 대해서 알기 위한 첫 번째는 입소 문의는 방문으로 하는 것이 좋다. 방문 일정 약속을 잡고 직접 어린이집을 둘러보며 그 곳의 환경과 보육 분위기를 살펴보아야 한다. 평가인증을 하게 되면 현장관찰 주간에 관찰자가 오는데 처음 현관문을 열었을 때 풍겨지는 분위기로 이 어린이집이 어느 정도 운영을 잘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알 수 있다고 한다. 이때에 느껴지는 분위기는 단기간에 만들어진 분위기가 아니다. 아이들의 표정, 교사들의 표정, 원장의 태도, 그 곳의 공기 등은 어린이집이 운영되며 끊임없이 누적되고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방문을 해서 처음 받는 그 어린이집의 느낌이 앞으로 재원을 하며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원장과의 면담으로 답을 얻을 수 있다. 처음 국공립 어린이집에 취직을 하고자 면접을 보았을 때 그 어린이집의 원장님께서 “자녀가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자녀가 다닐 기관을 선택할 때 무엇을 가장 우선으로 하나요?”라는 질문을 하셨다. 나는 “원장님을 봅니다. 왜냐하면 모든 어린이집은 물리적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럴 경우 원장이 그 부분을 얼마나 인지하고 있으며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어린이집은 위험해 질 수도 있고 안전할 수도 있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나는 내 자녀의 어린이집을 선택할 때 그렇게 어린이집을 선택하였고 보냈기 때문이다. 한 기관의 장은 그 기관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다. 그 기관은 기관의 장이 보는 것만큼, 생각하는 것만큼까지만 운영된다고 생각한다. 원장이 모든 부분에 섬세히 관심을 갖고 살펴보지 않는다면 잘 관리되는 어린이집이라고 할 수 없다. 잘 관리가 되는 어린이집이라면 방문 시 그 어린이집의 문을 열었을 때 그 분위기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그 어린이집 만의 고유한 분위기’에는 원장의 영향이 가장 많이 미칠 것이다. 따라서 부모님은 어린이집을 방문하여 원장과의 상담을 통해 원장의 신념과 운영철학에 대해서 알아볼 필요가 있고 부모의 양육관과 원장의 운영철학이 잘 맞는 곳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세 번째는 ‘아동 중심’이다. 아동 중심이라는 말은 눈으로 보여지는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알아보기 참 어려울 것이다. 방문하여 단시간에 본 어린이집에서 ‘아 이곳은 아동중심으로 운영되는 어린이집이구나’라고 느껴진다면 망설이지 말고 그 곳을 선택하여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아동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단시간에 알아보기에는 힘들다. 일단 아동중심이라는 말은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아동 중심은 아이들을 보육함에 있어서 마음이 얼마나 아이들을 향하고 있느냐이다. 보통 또래보다 늦게 하원하는 아이들을 보며 ‘부모님은 일하시니깐 내가 잘 돌봐줘야지’하는 것과 ‘늦게까지 남아 있는 우리 아이가 편안하게 잘 지낼 수 있도록 잘 돌봐줘야지’하는 것은 다르다. 내가 생각하는 아동 중심은 이런 것이다.

이러한 것은 원장과 교사의 말에서 찾아낼 수 있다. 입소가 가능하다고 해서 어린이집의 보육환경을 보여주고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 보다는 “우리 어린이집이 ○○이에게 잘 맞을지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더 질문할 부분은 없나요?”, “이 어린이집을 선택하는게 ○○이에게 적절할까요?” 라는 질문을 하는 어린이집이라면 믿고 맡겨도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그 어린이집이 완벽하게 아동 중심을 펼치는 곳이 아니더라도 아동 중심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어린이집인 것만은 확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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