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근태 선생을 부를 때 우리는 ‘영원한 민주주의자’라고 한다. 한 평생 조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살았던 그의 생애는 정치인으로서는 물론 개인의 삶을 보더라도 마땅히 존경하고 본받을 만한 위인임에 틀림없다.

김근태 선생은 1955년 교장선생이었던 그의 아버지를 따라 원덕초등학교에 전학을 와 양수초등학교를 졸업했다. 대중에게 알려진 양평과의 인연은 여기까지다. 잘 알려지지 않은 인연을 덧붙이자면 정동균 군수의 정치적 스승이 바로 고 김근태 선생이다. 그는 정 군수에게 정치입문의 기회뿐 아니라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갖게 했다.

그래서 정 군수가 양평에 ‘김근태 기념관’을 짓고 싶어 하는 심정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지난 양평군의회 임시회에서 의원들은 김근태 기념관 건립 용역비용 3000만원을 모두 삭감했다. 금액도 적고, 연구용역 비용 하나 삭감한 것일 수 있지만 정 군수 입장에서는 상당한 충격이고 모욕적이었을 게다. 이미 주변에 김근태 기념관 설립을 공헌했고, 자신의 정치적 스승인 것도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바인데, 3000만원에 불과한 연구용역 비용조차 반영하지 못했으니 말이다.

‘민주주의’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국민이 권력을 가지고 그 권력을 스스로 행사하는 제도. 또는 그런 정치를 지향하는 사상’이라고 나온다. 정 군수가 핵심 군정으로 내세우고 있는 ‘소통’은 이런 맥락에서 보면 올바른 민주주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정 군수의 소통은 말뿐인 소통이라는 비판이 크다. 김근태 기념관 예산이 삭감된 군의회 임시회 본회의장에서 전진선 의원은 정 군수를 앉혀 두고 “말로만 소통하지 말고 제대로 실천하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 군수는 ‘김근태 기념관’ 설립을 위해 얼마나 군의원, 군민들과 소통했을까? 정 군수가 진정 김근태 선생의 후임이자 그의 정신을 계승하고자 한다면 민주주의 정신이 무엇인지부터 다시 한 번 돌아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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