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농부의 관행농법과 자연농법 비교

벼에 아침밥 주기 

자연농업에서는 비료를 주지 않는 대신, 자가 제조한 각종 자연농업 자재(한방 영양제, 천혜 녹즙, 과실 효소, 인산 칼슘, 아미노산 등등)를 배합해서 생장 주기에 맞춰 엽면 시비(잎에 직접 뿌려주는 것)한다. 이걸 아침밥, 점심밥, 저녁밥으로 표현한다. 주는 시간도 양분을 축척하는 시간대인 해지기 2~3시간 전에 줘야 한다.

미립자 분무가 좋다고 해서 조카가 일하는 곳에서 분무기를 구입하고(가격이 꽤 비싸서 조금 싼 중국산을……), 2시부터 미리 만들어 놓은 자연농업 자재를 혼합했다.(몇 가지는 아직 만들지 못해서 사거나, 다른 것으로 대체 하거나 빼버렸다) 

처음 하는 일이라 이것저것 삐걱댄다. 300평당 100리터를 뿌려야 하기 때문에 450리터 정도를 만들어야 하는데, 대량으로 혼합액을 만드는 일도 쉽지 않았고, 만든 액을 논에 가져가야 하는데, 생각 없이 만들다 보니, 옮기는 것도 큰일이었다. 분무 하는 시간도(20리터 뿌리는데 10분 정도 소요됨) 금방 뿌릴 줄 알았는데, 해가 질 때까지 뿌려도 절반도 못해 다음날까지 해야 했다. 더구나 분무기 자체 무게가 10Kg 정도 되고, 아침밥이 20Kg정도 되니, 이거 짊어지고 푹푹 발 빠지는 논에 들어가서 분무하는 일도 땀이 삐질삐질 나는 일이다. 역시나 어머니께서 한마디 하신다. 보기에 안쓰럽다고…

아버지께서 물 바구니(액을 빨아먹어서 벼를 죽인다. 벼 바구니와 똑같이 생겼다) 생겼는데, 놔두면 벼 다 죽는다고 해서 부랴부랴 집에 있던 친환경 제제(순 식물성)도 찾아서 뿌렸다. 

엄마도, 아버지도, ‘벼살이(벼 뿌리가 내려서 정착하는 것) 할 때가 되었는데 늦네?’ ‘저기 마을에 우리보다 늦게 모내기한 집인데 우리보다 빠르네?’ ‘남들 다 비료 주고 농약 주고 하는데, 남들 하는 것처럼 하지…’ 하신다. ‘휴~’ 쉽지 않네… 쉽지 않아…

 

▲ 모내기 후 20일 경과 비교. 좌측부터 관행논(16~24㎝, 자연논14~27㎝, 직파논6.5㎝)의 모습.

모내기 한지 10일째

얼마나 자랐는지 관찰해 보자. 모두 4곳의 비교군에서 샘플을 채취했고, 뿌리까지 뽑아 가장 긴 것과 작은 것을 골랐고, 각각 두 군데서 샘플을 채취했다. 

관행농업 vs 자연농업, 3일간 단수 vs 만수 비교로 뿌리내림이 어떤게 좋은가를 중점적으로 확인해 보았다.

관행 농업의 뿌리가 비교적 짧다. 3일 단수 여부에 따른 차이는 크게 보이지 않는다. 원래 차이가 안 나는 건지 아니면 샘플링이나 단수처리가 제대로 안되어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직파한 논의 벼는 싹이 났지만 아직은 1㎝ 미만이다. 잡초가 먼저 나올 것 같아 걱정이다.

모든 논에서 잡초가 꽤 나왔다. 큰 건 2㎝ 가량 되는 것도 있는데, 대부분은 1㎝ 미만이다. 우렁이를 넣었으니 기대해 본다.

모내기 한 지 20일째

처음 모를 심고 노란 빛이 많이 났었는데, 3주차에 접어들자 벼살이(벼가 뿌리가 내려 정착함)가 되었는지 녹색 빛을 띄었다. 뿌리가 내렸기 때문에 뿌리 비교는 안하고 얼마나 자랐는지 확인해 보았다.

관행농법 벼들이 녹색 빛이 더 강하다. 이래서 모두들 비료를 주는 듯.

잎은 4엽기를 접어들었다. 뿌리는 내렸고, 비료를 준 관행농업이 잎 색깔이 짙은 색이다. 10일 차에 비해서 많이 자라지는 않아 보인다. 

 

▲ 자연농법 논에 늘어난 올챙이들.

특이한 것은 직파를 한 논에는 개구리 풀이 반 정도 덮여 있다는 것이다. 아버지 말씀이 개구리 풀이 덮여 있으면 아래쪽에 벼나 잡초 모두 싹 트는 것이 늦어진다고 한다.토양 기반 조성을 한 논에도 개구리 풀이 많이 보인다. 나머지 논에서는 거의 보이지를 않는다. 토양 기반 조성과 뭔가 관계가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아버지가 논에 올챙이가 많은 걸 보시고는 예전에는 이렇게 많지 않았단다. 아무래도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주지 않으니 많아진 것 같다고 하신다. 자연이 살아나는 것 같아 좀 뿌듯하다.

논에 백로나 오리 같은 날짐승들이 많이 날아든다. 우렁이를 잡아먹는지, 올챙이를 잡아먹는지 모르겠지만, 부모님들은 보기만 하면 소리를 지르신다. 돌아다니면서 벼를 밟는다고…

원길호 씨의 ‘콩세알 귀농일기’ 블로그(http://3bean.tistory.com/)를 방문하시면 더욱 자세한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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