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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생명체로 산다는 것은<이동준의 이럴땐 이런 책>

Q. 이번 추석에는 본가도 안가고 여행도 안갑니다. 그냥 집에서 강아지랑 산책이나 하며 보낼 것 같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못 본 영화도 TV에서 몇 편 해준다고 하니 그럭저럭 괜찮은 연휴 같습니다. 책도 한 권 읽고 싶은데 좋은 책 있으면 추천해주세요.

A. 추석 때 집에서 먹다, 자다, 텔레비전 보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연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편하게 뒹굴며 봐도 인생을 배울 수 있는 책입니다.

제가 이 책을 찾는데 사용한 힌트는 질문에 들어 있습니다. ‘강아지랑 산책이나 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반려견과 반려묘는 또 하나의 가족입니다. 오래 키운 분들은 개와 고양이의 습관과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학자급이 되어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의 저자는 동물들을 ‘스승님’의 반열에 올려놓습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인간은 동물에게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그는 대답합니다. “인간이 동물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좋은 생명체로 살아가는 법 How to be a good creature’입니다.”

추천 도서의 제목은 동물생태학자 사이 몽고메리와 동물들의 경이로운 교감의 기록, <좋은 생명체로 산다는 것>입니다. 동물생태학은 동물들의 서식환경과 동물의 행동양식이나 특징들을 포괄적으로 관찰하고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대표적인 학자로는 침팬지 연구에 평생을 바친 제인 구달이 있습니다.

사이 몽고메리의 동물 친구들은 이번에 출간된 <좋은 생명체로 산다는 것>에 실려있습니다. 날지 못하는 새 에뮤, 타란툴라 거미, 문어와 반려견과 반려 돼지도 있습니다. 더 많은 동물 친구들이(13개의 생명체) 있지만 언제나 호의적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이 몽고메리는 오지 정글에서 몇 달씩 머물며 동물 연구를 했습니다. 그녀의 정글은 김병만과는 달랐던 모양입니다.

콩고에서는 성난 은빛등 고릴라에 쫓겼습니다. 인도에서는 호랑이의 식탁에 오를 뻔 했고 코스타리카에서는 드라큐라, 아니 흡혈박쥐에 물렸습니다. 보르네오에서는 오랑우탄이 옷을 빼앗아갔습니다.

호랑이와 고릴라, 흡혈박쥐와 오랑우탄의 입장에서 사이 몽고메리는 서식지의 침입자입니다. 낯선 사람이 우리집에 문을 열고 들어온다면 우리는 신고를 하거나 혹은 뭔가를 집어던질지도 모릅니다. 동물들도 낯선 침입자를 최선을 다해 괴롭히거나 공격해서 쫓아야 하는 것이 동물들의 입장입니다.

이 입장을 이해해야 하는 것이 동물을 알아가고 생명체를 이해하는 방법입니다. 인간의 마음으로 동물의 감정이나 행동을 생각한다면 동물과 같이 살아간다는 ‘반려’는 의미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우리는 가족이나 친구에게 우리 자신만의 감정을 잘못 투여해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사실 자신의 감정을 상대방에게 투영하기는 쉽다. 사람 사이에서는 항상 일어나는 일이다. 고심해서 고른 선물이 친구 마음에 들지 않았거나 데이트를 신청했다가 차갑게 거절당하는 일은 흔하게 벌어진다. 하지만 감정이란 인간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동물의 감정을 잘못 해석하는 것보다 동물에게 감정이 아예 없다고 단정 짓는 것이 훨씬 더 악질적이다.”

사이 몽고메리의 북방족제비는 그녀가 아끼던 암탉을 잡아먹었습니다. 하지만 북방족제비의 습성을 안다면 쉽게 화를 낼 수 없습니다. 태어난 대로 자라서 환경에 적응해나가는 동물들의 성격은 인간의 규칙으로 쉽게 제어할 수도 없습니다. 책을 읽으며 혹 누군가를 그렇게 있는 그대로 이해한 적이 있는지 생각해보았습니다. 역시 제 삶에서도 제 눈으로만 타인을 이해해 왔다는 것을 쉽게 깨달았습니다.

이 책은 동물을 이해하는 것에 대한 인간의 시선을 말하지만 동물로부터 배우는 방법을 일러줍니다. 그리고 다시 새로운 이해 방식으로부터 출발하여 나와 주변, 나와 사람들, 나와 세계를 이해하는 방법을 알아갈 수 있습니다. 내 주변에 대한 모든 것을 이해하는 넓은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질문하신 분도 이번 연휴 기간에 고양이를 스승으로 모시면 어떨지.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으로부터 배우는 사람처럼 마음이 넓은 사람은 없습니다. 사이 몽고메리는 말합니다.

“우리를 도와줄 스승은 우리 주변에 있다고. 그들은 다리가 넷, 둘, 여덟 개일 수도 있고 아예 없을 수도 있다. 척추동물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우리는 그저 그들이 스승임을 인정하고 그 진리를 받아들일 준비만 하면 된다.” 

양평시민의소리  webmaster@yp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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