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영 슬로동양평 대표

양평군에서 면적이 가장 넓은 양동면은 산지가 70% 이상으로, 농지가 부족하고 기온과 강수량이 낮아 농업인으로 살아가기 어려운 여건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전국 초고령의 농촌인 양동면은 전국 최고 부추생산지역이다. 특유의 주민 결집력이 대단하고, 부추 출하시스템을 잘 갖춰 부농의 꿈을 실현한 농촌이다.

그런데 현재 부추 산업은 고령화와 인근지역의 부추생산량 증가에 따라 경매 가격이 하락돼 어려움에 처해 있다. 부추 농업에 너무 편중돼 있는 상업구조가 지역경제에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부추 농업인의 하루를 살펴보면 새벽 3~4시에 일어나서 하우스에서 부추를 수확해 저녁까지 저온 작업장에서 다듬어 포장한 후 부추영농조합 집하장에서 출발하는 트럭으로 운반해 대도시 농산물시장에서 경매를 통해 유통한다. 부추 농가는 토요일 외에는 쉬지 않고 항상 똑같은 일을 반복하기 때문에 지역 상가에서 소비할 시간이 없다.

양동면은 일자리가 없어 대다수의 젊은이들이 도시로 떠나고 노인들만 남아 있다. 젊은 엄마들과 아이들이 없어 소비인구가 부족해 상권이 급속하게 무너지는 현상이 있다. 과거 한 때 1만2000여명이었던 인구가 줄어들어 현재 4700여명으로 인구절벽을 실감하고 있다.

양동면에는 문방구가 단 한 곳도 없고, 학원도 없고, 젊은 엄마들이 모여서 육아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도 없다. 따라서 양동면의 대다수의 젊은 엄마들은 육아 및 주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동을 떠나고 있다. 농가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각종 산업체로 출근하는 젊은이들도 비슷한 처지다. 휴일에는 양동에 살고 있는 노인들이 손자 손녀들을 보기 위해 원주나 여주에 가서 소비를 하기 때문에 지역 상가들은 더욱 쇠퇴한다.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양동면은 인구절벽과 소멸지역으로 향해 가고 있다.

양평군에서 가장 동쪽 양동면은 지역균형발전에서 가장 소외된 곳으로, 주민들 스스로 상실감에 좌절하고 있다. 전통시장 등록 추진과정에서 만나본 지역 상인들의 상실감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사러오는 사람이 없는데 시장이 어떻게 활성화 되냐고?’ 또 어떤 상인은 ‘판매할 물건도 없는 시장에 누가 오겠냐고?’ 한마디로 팔 것도 없고 손님도 없어 회생불능한 시장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양동면의 도시재생사업 여건은 나쁜 것만 있지 않다. 중앙선 기차가 있고, 광주원주고속도로 동양평IC가 구비돼 있고, 상수원 한강으로 바로 유입되지 않은 문막 섬강으로 흐르는 하천을 가지고 있다. 산업용수와 오수처리장만 충족되면 농산물을 가공할 수 있는 제조업이 가능하고, 각종 농촌관광 체험 인프라 구축과 서비스업 및 직접 판매 할 수 있는 솔루션과 교육프로그램만 있으면 얼마든지 지역 경제에 활력을 만들 수 있다.

양동면에서 도시재생사업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정책적 비전과 사람이다. 양동면을 살리는 힘은 주민들이기 때문이다. 양동면 농업의 활력을 위해 1차 농산물 생산에서 부가가치를 올리는 농산물 가공과 직접 판매하는 사람을 키워야 한다. 그리고 농업인들과 협업을 통한 상인조직 또는 유통솔루션으로 지역 경제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인재를 키워야 한다.

전통시장으로 새롭게 등록된 양동쌍학시장 활성화의 첫발은 상인대학을 개설해 교육을 통한 변화를 꾀하고, 도시에서 양동으로 방문객들이 유입될 수 있는 관광인프라 및 콘텐츠 구축을 이루는 것이다. 양동쌍학시장 상인회와 양동콘텐츠진흥협의회가 출범해 매주 개인사업장 역량 강화 교육 및 지역관광인프라 및 콘텐츠 개발을 위해 활발한 모임을 갖고 있다. 양동면 매월리에 있는 중앙선 폐역인 매곡역 인근 매곡터널을 동굴테마 관광지로 조성할 수 있다면 양동면 관광산업 발전에 기폭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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