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는 보통 고루한 사고방식으로 권위만 내세우는 상사를 비꼬는 말로 사용된다. 꼰대가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내가 누군지 알고 감히 나한테 이럴 수 있어? 네가 뭘 안다고 그 따위 소리를 해? 네가 어디 감히 내 앞에서, 내가 왕년에는 말이야..... 등이다. 직장 상사나 나이 든 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하는 행동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사실 내가 왕년에 뭘 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왕년을 따지며 친분 있는 잘 나가는 사람 이야기를 자주 하는 사람치고 내실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왕년을 따지는 사람은 대개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는 말을 즐겨한다. 내가 군대를 다녀와서 아는데, 내가 현장 일을 해봐서 아는데, 내가 미국에 가봐서 아는데, 내가 만들어봐서 아는데, 내가 공부를 해봐서 아는데, 내가 좀 놀아봐서 아는데 등등 자기 경험을 내세우는 사람이 보통 꼰대의 특성을 보여준다.

물론 인생에서 겪은 다양한 경험은 좋은 공부이고 재산이다. 그런데 문제는 자기 경험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에 있다. 이런 절대적인 믿음은 부지불식간에 편견과 차별의 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신의 경험이라는 울타리에 둘러싸이는 순간 열린 자세가 아닌 폐쇄적인 사고와 행동을 하게 되고 우린 그런 생각을 고정관념이나 편견이라 부른다.

‘해봐서 안다는’ 생각은 다른 사람은 모른다는 것을 전제하기 때문에 일종의 권위주의적인 태도이기도 하다. 이런 권위주의적 속성 때문에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차별하는 일이 벌어진다. ‘경험하지 않았으면 입 다물라’는 독단과 강요의 표현인 셈이다. 이 말에 상대에 대한 존중은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함부로 대하게 된다. 이렇게 약자에 대한 편견과 폭력의 근거가 되는 말이기 때문에 함부로 사용하지 말아야 할 일이다.

- 최형규 서종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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