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 시행 7개월 만에 중단
사업 시행 전 충분한 논의‧검토 필요해

지난해 11월 시작했던 청년일자리 사업이 지난 6월 1일자로 모든 참여자가 퇴사하면서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대로 된 검토 없이 일자리 만들기에만 급급했던 것은 아닌지, 진행 중인 청년일자리사업 전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양평군은 행정안전부 청년일자리 공모사업으로 산음 1‧2리, 석산2리에 ‘누구나 찾아오고 싶어 하는 체험 휴양마을 만들기’ 사업을 추진했다. 청년사업단을 통해 체험마을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농촌복합관광마을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사업이다. 지난해 11월 시작해 올해 말까지 운영할 예정이었지만 지난 6월 1일자로 6명의 참여자가 모두 퇴사하면서 사업이 중단됐다. 사업 시작 7개월 만이다.

지난해 11월, 산음2리 마을회관에서 청년일자리사업 주민설명회가 끝난 후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군 담당자는 “참여자들 개인 사정으로 사업이 중단된 것”이라며 “군이 사업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청년들이 프로그램을 기획해 운영하는 만큼 마을의 의지에 따라 재추진할 수도 있다”고 말했지만 사업기간이 올해 말까지인 것을 고려할 때 사업의 연장은 어려워 보인다.

또, 사업 추진이 필요한지도 다시 살펴봐야할 부분이다. 군의 2019년도 주요업무보고 내용을 보면 참여자들은 체험프로그램 개발, 가공산업 육성, 소규모 축제, 직거래장터 운영, 펜션 홍보 등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참여자들은 ‘팥해핫해’ 찜질팩 개발, 해바라기 축제, 체험마을프로그램 등을 기획하고 산음자연휴양림 내 농산물판매부스를 운영했지만 내보일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고 사업추진 목표였던 체험마을 활성화, 펜션 홍보 등도 진행하지 못했다.

사실 이번 사업에 대한 우려는 추진 초기부터 제기됐다. 기존 체험마을 사업과 구분되지 않는 업무, 과도한 인원배치, 청년들의 업무 선호도와의 괴리, 성과가능성에 대해 군 내부에서조차 회의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한 참여자는 “마을에서 활동할 수 있는 한계가 있는데,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사업을 추진했던 당시 담당 팀장은 “사업 초기부터 여러 우려에 대해 들어왔다. 청년일자리와 농촌 활성화를 연계하는 것이 쉽지 않았고, 결과적으로는 내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체험마을뿐 아니라 권역사업으로 만들어진 건물들이 많이 비어있다. 예산이 투입된 건물들인 만큼 청년들이 직접 활성화해보자는 취지로 사업을 진행했다. 어렵지만 농촌의 현실에서 누군가는 도전해야 하는 사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군은 지난해 말부터 청년을 위한 각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농업과의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 예산은 1억9900만원 규모로, 이 중 군비는 9800만원에 이른다.

한 주민은 “제대로 실태조사를 해서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데 양평군의 사업은 내려온 사업과 예산을 쓰기에 급급한 느낌이다. 보여주기식 예산낭비 사업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일자리의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뉴딜사업, 지역주도형 일자리 사업 등 관주도성을 탈피하고 청년에 맞는 사업을 계획성 있게 운영할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며 “제대로 된 청년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청년정책위원회와 청년사이다 그리고 사업을 추진하는 부서들이 협업해 시너지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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