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교사가 전문직인가, 노동자인가를 놓고 설전을 벌인 적이 있었다. 지금 보면 부질없는 논쟁이었던 것 같지만, 그 당시는 그럴 수밖에 없는 조건이 있기도 했다. 그 때 상황을 다 말하기는 어렵고 결론부터 말한다면 교사는 당연히 임금을 받는 노동자이며 동시에 교육 전문가이다. 이를 부정할 이는 별로 없을 것 같다. 그런데 교육계에서는 이와 별도로 ‘교육전문직’이라는 이름의 직종이 따로 존재한다. 바로 교육청의 장학사나 장학관을 부르는 말이다.

교사 중에는 교육전문직이 되기 위해 별도로 공부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인터넷에 교육 전문직이라고 입력하면 ‘교육전문직에 도전하는 교사들에게 교육전문직 시험 대비 특강’이나 ‘교사인데 전문직에 응시하려고 합니다. 도움을 바랍니다.’ 등의 글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교사는 이미 교육전문가인데 또 다른 교육전문가가 존재하는 셈이다.

교육학 사전에 교육전문직은 ‘교원이나 교육행정가 등과 같이 교육에 관련된 전문적 업무를 수행하는 직’이라 분명하게 나와 있다. 그럼에도 교육청에 근무하는 교육행정직을 교육전문직이라 부르는 이유는 교육청에 근무하는 일반 행정직과 구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청에는 교육을 전공하거나 교육관련 자격증이 없는 일반 행정직원도 많이 근무한다. 이런 현실 때문에 편의상 사용한 것이 아닐까 짐작할 뿐이다.

그러나 지금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가 마치 교육전문직이 아닌 것처럼 오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교사는 분명 교육전문직인데 현실에선 그렇지 않은 것처럼 인식된다면 자칫 전문직인 교사의 위상이 흔들리고 교사가 본연의 책임을 다하는데 장애로 작동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교육전문직이란 말 대신 적합한 단어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형규 서종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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