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 탐방- 이길수 농업인

부추 정선작업기계 특허 획득

이길수 농업인

‘양평부추’는 특유의 아삭한 식감과 진한 향을 가진 대표적인 한국의 부추 브랜드이다. 군내 172농가가 부추를 재배해 지난해 양평부추영농조합법인의 매출 규모는 123억에 달한다.

‘양동부추’로 시작한 만큼 특히 양동면에 부추 농가들이 많은데, 지난달 26일 양동면 이길수(59)씨가 부추 정선작업기계 ‘부추 탈피 롤러 세트와 탈피기’로 특허를 받았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6일 이 씨의 부추작업장을 찾아 이야기를 나눴다.

 

▲부추농사를 시작한 계기는… 양평에서 태어나 자랐다. 성인이 된 후 외지에 나가 15년 정도 일을 하다 1995년 양평에 돌아와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축사를 위주로 했는데 당시는 농업기술센터 상담소장이던 조인영 씨의 권유로 양동면에 부추 농사가 시작되던 시기였다. 농가소득에 도움이 될 거라는 말에 1996년 330㎡ 규모의 하우스로 작게 부추 농사를 시작했다.

부추는 소득이 없는 봄~가을, 한 단이라도 출하하면 소득이 생긴다. 그때는 가격보다 100원이라도 손에 들어온다는 점이 생활에 도움이 됐다. 지금은 6611㎡가 넘는 규모로 농사를 확장했다. 부추뿐 아니라 고추, 마늘, 벼, 들깨 등 다양한 작물을 키운다.

 

▲탈피기를 만들었는데… 처음부터 기계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부추를 수확한 후 자르고 훑는 손질 과정은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그만큼 손이 많이 가고 힘든 작업이라 손질 과정을 기계로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2년 전 아내가 “너무 힘들어서 더는 부추 농사를 못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래서 올해까지만 손으로 하고 기계를 만들겠다며 아내를 설득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진짜 탈피기를 만들 거라고는 아내도 생각 못 했을 거다.(웃음)

특허를 받은 부추 정선작업기계. 컨베이어벨트위에 부추를 올려놓으면 밑동이 먼저 잘리고, 나선형 핀이 돌아가며 부추에 붙은 흙과 잡초, 지푸라기 등 이물질이 제거된다. 핀에서 제거되지 않은 이물질은 마지막 롤러 작업에서 걸러진다.

▲탈피기의 장점이 궁금하다… 기존에도 부추 정선작업을 하는 기계는 있었다. 원래 공기를 쏴서 이물질을 제거하는 방식인데, 이번에 특허를 받은 ‘부추 탈피 롤러 세트와 탈피기’는 나선형 핀이 돌아가며 사람이 손으로 자르고 훑는 것처럼 이물질을 제거하는 기계다. 부추에 붙은 흙과 잡초, 지푸라기 등의 이물질과 시든 잎을 80% 이상 제거할 수 있다.

압력 조절로 부추의 찢어짐과 눌림을 방지해 품질을 유지하고 부추의 종류에 따라 손질을 위한 핀을 교체할 수 있어 다양한 종류의 부추 손질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힘들었던 점은… 기계전문가도 아니고 기계를 만드는데 돈이 적게 드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고심이 많았다. 고치고, 고민하는 과정의 반복이었다. 직접 소형기계를 만들어 실험을 해보고 인터넷과 지인들을 통해 가공업체를 찾아가며 형틀을 주문해 하나하나 맞춰가며 기계를 만들었다.

 

▲특허를 받은 소감은… 고생해서 만들었는데 특허까지 인정돼 기분이 좋다. 오래전부터 기계화를 통해 인건비 등 생산비를 줄이고 생산량을 늘려 농가소득을 안정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왔다. 연 매출 규모와는 달리 시설투자비와 각종 수수료, 인건비 등을 빼면 농업인의 실수입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이다.

부추 농민이 고령화 되고 있는 만큼 탈피기 개발자로서 이 기계가 더 발전돼 농가에 도움이 되고, 일하는 시간을 줄여 농민들이 건강도 지키고 삶의 질도 높일 수 있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양평부추의 발전에는 농민들의 정성과 노력 그리고 군의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전국적으로 부추 생산 농가가 많아져 가격이 하락한 요즘, 안정적인 농가소득을 위해서는 양평부추영농조합법인 차원에서 제품을 가공하고 납품할 수 있는 자립을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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