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계획도로 개발VS환경보호… 주민 갈등
미래지향적 종합계획 설립 필요성 대두

최근 양서면 용담리의 도시계획도로(소2-3호) 개설공사로 주민 갈등이 촉발됐다. 양수리의 자연환경을 보존키 위해 도로개설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과 각종 규제로 개발이 멈춘 양수리에 도로라도 내야 한다는 입장이 충돌했다.

지난 12일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반대 주민들이 군 담당자에게 항의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제대로 된 주민설명회도 하지 않았고 환경오염을 유발하며 교통체증 해소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도로라고 비판했지만, 군이 최근 ‘두물머리 생태관광자원화 연구용역’을 진행했음에도 이와는 무관한 도로개설을 추진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지난달 말 시작한 양서도시계획도로 개설공사는 양수역 자전거도로~양서도서관 총 연장 750m, 폭 8~15m의 2차선 도로와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45억원 규모다.

그런데 이 공사는 시작과 함께 주민 반대에 부딪혀 현재는 공사가 중지된 상태다. 공사지역과 인접한 용담리 주민들은 “공사를 하는지 전혀 몰랐다. 군은 주민공청회를 했다고 했지만, 공사구간과 인접한 주민들에게는 알리지 않았다. 또한 이 길은 학생들의 통학로인데 인도도 포함하지 않았다”며 “교통체증 해소에 효과도 없는 도로를 45억원의 혈세를 써가며 개설하려는 군청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대 주민들은 ‘양수로 118번 마을길 살리기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구성하고 주민설명회 개최와 공사 중지 등을 요구했고, 군 도시과는 이를 받아들여 12일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 관련기사 2면

대책위는 최근 잇따라 성명서를 내고 도로 개설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대책위는 “이 도로는 상수도보호구역에 접해있고, 주변 생태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인접한 주택에 사는 주민들에게도 큰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또, “이 도로는 용담리를 포함한 양수리의 난개발을 부추기는 시작점으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도로 개설 전면 중단 ▲각종 절차의 부당성에 대한 대 주민 사과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의 요구가 타당성을 가지는 점은 양수리가 단순한 마을을 넘어서는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양평 최대 생태관광지로 최근 경기도 지방정원에도 등록된 세미원과 두물머리가 있어 군에서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다.

군은 지난 5월 ‘두물머리 생태관광자원화 연구용역’을 통해 두물머리의 장기적인 발전방향을 모색한 바 있다. 이 보고서는 심각한 수준인 양수리의 주말 교통난 해결 방안으로 친환경 순환교통체계 구축, 개인교통 규제 등을 제시했다. 단순한 도로 개설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이번 도로가 개설되는 구간은 세미원과 용늪이 인접한 곳으로 생태관광적 가치가 매우 큰 지역이다. 더구나 이번 도로 개설로 잘 조성된 숲이 훼손될 수 있어 두물머리 관광정책과도 괴리되는 부분이 있다.

최근 용담리 지역의 대규모 개발계획이 환경청의 ‘부적합’ 판정으로 중지된 부분 또한 대책위 주장에 설득력을 더한다. 양평군에 따르면 한강유역환경청은 용담1지구 등의 아파트 단지 개발은 수질오염 및 경관 훼손 우려로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다른 주민들은 개발에 대한 요구가 크다. 주민들은 소방도로의 필요성과 함께 교통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생태자원의 가치를 높이는 한편, 개발에 대한 주민욕구를 실현할 수 있는 체계적인 계획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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