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미세먼지 어때?”

“미세먼지 좋대.”

최근 이런 대화를 자주 듣는다. 미세먼지가 우리 생활에 중요한 이슈로 등장한지 오래다. 이제 미세먼지의 상태를 미리 체크하고 일정을 잡는 사람이 늘고 있고, 학교는 예보에 따라 교육활동의 범위가 달라지기도 한다. 그런데 미세먼지 농도를 대개 좋음과 보통, 나쁨, 매우 나쁨 등으로 표기하고 있어 앞서 대화처럼 어색함과 혼란을 주기도 한다.

미세먼지는 대기 중 부유물질로 자동차나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물질이나 담배 등 그 발생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인체에 해로운 성분이 포함돼 있어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미세먼지는 그 자체가 해로운 성질의 것이기 때문에 ‘좋다’라는 긍정의 말과 연결되기 어렵다. 그런데 왜 미세먼지 농도에 좋음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것일까?

‘나쁘다’라는 말이 문제의 심각성을 더 잘 전달해주기 때문에 먼저 사용하면서 상대되는 말로 ‘좋음’이라는 단어를 쓴 것은 아닐까 짐작해 본다. ‘좋음’은 인품, 성격, 기분, 날씨, 품질 등이 만족스럽다는 의미다. 반대의 말은 싫다, 나쁘다 등이다. ‘좋다’는 개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객관성이 떨어지고 오해의 여지가 있다.

대기 상태는 과학적이며 객관적인 수치로 표기해야 한다. 다만, 시민의 입장에서 수치만 보고는 그 심각성을 구분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친절하게 높음, 보통, 낮음 등의 표현을 사용하는 것 같다. 대기오염 정보 중 오존은 주의보, 경보 등으로 나타내고 있으며, 자외선 수치는 낮음과 높음, 위험 등으로, 황사는 낮음과 높음, 또는 약함과 강함으로 표기한다.

미세먼지도 ‘좋음’이라는 표현보다는 농도가 심하다, 또는 심하지 않다. 아니면 높다, 낮다 정도가 적합하다.

- 최형규 서종중 교장

 

저작권자 © 양평시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