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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형 수도권전철망 구축이 필요하다
최근희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 교수

전철 같은 철도망은 가장 중요한 국가 기간시설의 하나다. 인체로 비유하면 영양분과 산소를 전달하는 혈관과 같다. 국가나 지역경제가 필요로 하는 물자와 인력을 실어 나르는 동맥이다. 인체에서 동맥에 이상이 생기면 건강에 치명적인 문제가 되듯이, 교통망에 탈이 생기면 시민 삶과 경제가 어려워진다.

지난달 12일 경기도청은 ‘도시철도망구축계획’을 발표하였다. 이 계획에는 두 가지의 큰 문제점이 발견된다.

첫째는 근시안적 땜질 사업이라는 점이다. 총 9개 연장·신설 노선 중 5개 노선의 길이가 10㎞ 미만에 불과하다. 이런 부분적이고 근시안적 설계가 매번 반복된다면 매우 비효율적인 교통망이 만들어지기 쉽다.

두 번째는 경기도의 지역별 발전 잠재력을 면밀하게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동안 늘 해온 관행처럼, 서울과 연결된 기존 전철 망과의 연계성이 강조된 서울 종속적인 계획으로 보인다. 발전 잠재력은 높지만 중복규제로 지역경제가 침체된 자연보전권역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이미 계획된 GTX 노선처럼, 이 철도망계획도 자연보전권역은 아예 고려대상에 없다.

이 계획을 발표하면서 경기도청 담당국장은 “거점 간 고속교통, 편리한 연계 환승, 쾌적한 녹색 교통, 도민중심의 복지교통의 4개 비전을 기초로, 도내 도시철도 사각지대 해소… 도내 각 지역 간 균형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가장 침체된 자연보전권역을 이 계획에서 제외해놓고 지역균형발전을 언급하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

건설비용이 매우 큰 철도는 대대로 사용하기에 정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미 경기도에는 잘못된 계획으로 이용자가 적어 폐지 대상이 된 노선이 여럿 있다. 의정부와 용인경전철이 대표적이고, 신공항철도도 개통 후 예측한 고객의 4%만이 탑승하여 큰 비판을 받았다. 안타깝게도 영국의 저명한 도시학자 피터 홀(Peter Hall)경이 저술한 책 ‘도시계획의 대실패 (Planning Disaster)’에 나온 사례가 경기도에 많이 있는 셈이다.

서울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원래 12호선까지 계획되었던 전철망은 이용자가 안 늘어 8호선 건설로 마감했다. 이 전철 8개 노선 중에서 1, 2, 3, 5, 6호 등 무려 5개 노선이 서울 도심지역을 통과한다. 출근시간에 직장인들이 서울 사방 10군데 방향에서 도심을 향해 출근한다는 것을 전제로 노선이 설계되었다. 즉 서울은 도심이 단 하나인 단핵(單核) 도시라는 전제 하에 건설된 것이다. 그러나 서울이 부도심이 여러 개인 다핵(多核)도시로 발전했다. 20∼30년 후 예측도 틀린 셈이다.

2014년 서울시 전체 일자리 중 도심의 비중은 겨우 13%였으며, 계속 감소세다. 아침에 100명의 직장인 중 겨우 13명이 도심으로 출근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강남지역에는 일자리가 30%이상이고, 영등포, 마포, 신촌 등 여러 부도심이 만들어져 100명 중 87명의 직장인은 부도심으로 출근한다. 이런 변화로 인해 서울도심으로 향하는 전철 이용률이 급감했다. 

1980년대 청량리나 구로, 신도림역 등에는 승객을 태워 주는 푸시맨들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출근시간조차 1호선은 한산하며, 적자운행으로 천문학적 재정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단기적 안목의 전철 망 건설에 엄청난 재정투입으로 발생한 손실을 메우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와 달리 후에 민간자본으로 건설된 전철 제9호선은 여러 부심을 지나가는 설계로 이용률이 높아 대조가 된다.

경기도도 별반 다르지 않다. 도내에는 오히려 수십 개 도시들이 부심으로 성장 중이고, 동아시아의 거대도시(Mega City)로 발전하고 있다. 그동안 지속되어온 근시안적인 보완방식 계획은 개선해야 한다. 장기적, 거시적 관점에서 경제발전, 인구와 공간 변화를 면밀하게 예측하고 치밀한 시설 계획을 짜야 한다.

땜질식의 노선 건설보다는 경기도 순환전철 1∼2개 노선을 건설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양평, 여주, 이천, 용인, 수원, 인천, 김포, 파주, 동두천, 가평 등을 지역 거점도시를 지나가는 외곽순환 철도망으로 경기도 균형발전에 크게 도움이 된다. 가평이나 양평 쪽에서 경기도의 반대편으로 갈 때에 혼잡한 서울을 통과할 필요가 없어진다. 도민들의 이동성 향상은 물론, 토지이용의 효율성 제고, 친환경 교통망 구축은 물론이고 도내 지역균형발전에도 결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다.

양평시민의소리  webmaster@yp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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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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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천의친구 2019-06-17 15:33:02

    공무원들이야 시키면 꾸며내야합니다. 지꺼만 챙기면서 정책을 만드는 단체장과 국회의원들이 문제입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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