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공사에 입사해 기뻐하시던 어머님의 얼굴을 본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양평공사에 입사한 지도 5년이 다 되어갑니다.

입사 이전부터 군납 사기사건과 전임사장의 사망 등으로 시끄러운 분위기였지만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저런 사건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입사했습니다.

입사해 제가 본 양평공사 직원들의 모습은 하나같이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맑은 물 양평의 이미지를 실추시키지 않고자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직원들의 생각과 행동들은 모두 무시된 채 지금까지 저희가 들어온 단어는 ‘적폐’와 ‘군민들의 세금을 갉아먹는 기생충’이라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게다가 지역 맘 카페에서는 빚잔치에 인건비 인상률이 행안부 가이드라인에 부합하지 않으며 타 지역 공기업에 비해 높다는 얘기가 한동안 돌았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답답할 따름이었습니다. 제 주변에 저와 비슷한 시기에 입사한 그 누구도 저보다 낮은 연봉을 받는 사람이 없을뿐더러, 심지어 회사 내에서는 저보다 낮은 연봉을 받으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알지 못하고 떠도는 유언비어들 때문에 원활한 업무 처리를 위해 눈비 맞아가며 해왔던 모든 일들이 ‘누굴 위하며 무엇을 위했던 것인가’라는 허무감에 사로잡혔고, 제 자신이 한심하다는 생각과 억울함에 눈물만 나올 지경입니다.

물론 양평군민들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군납사기에 영동축협 건까지 빚만 넘쳐나는 공사를 보고 밑 빠진 독에 물 붓는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하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책임을 사기사건과 관련된 담당자들이 지지 않고 공사 직원 전체에게 떠넘겨 양평공사를 해체하라는 것은 양평군민들을 기만하는 행위입니다.

공사 직원의 입장에서 공사가 해온 처신들이 100% 잘해왔다고는 말씀드리지 못합니다. 하지만 저희 직원들은 각자의 일터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일 해왔다는 사실은 누구도 감추지 못할 진실입니다.

5월 3일 양평공사는 군민여러분께 양평공사의 실상을 낱낱이 밝혔습니다. 저희들의 부끄러운 모습을 군민여러분께 보여드린 것은 거짓이 아닌 진실한 모습으로의,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바닥부터의 새 출발에 앞서 군민여러분과 함께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한 번만 더 저희에게 기회를 주시고 지지해 주신다면 양평공사 직원의 한 사람으로 양평군의 내일을 위해 저의 위치에서 더 헌신할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관련자의 처벌을 통해 양평군 및 양평공사의 부정부패를 뿌리 뽑고 그 동안의 과오를 사죄드리며, 청렴하고 정직한 양평공사로 변모할 수 있게 양평공사의 한 사람으로 양평군민들께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 본인 요청으로 익명으로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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